[일요서울 l 대구 김을규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뉴스로 많이 위축돼 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지난해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수많은 국내외 영화제를 석권하며 일찌감치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증명했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감독상·작품상까지 4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국내에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다.

특히 봉준호 감독이 대구 남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지역 총선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들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안은 대구 출신 봉준호 감독 마케팅을 벌이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들은 앞다뤄 “봉준호 명예의 전당 건립, 봉준호 거리 조성, 미군부대 후적지에 미국판 유니버설 스튜디오 유치, 봉준호 감독 생가터 복원, 봉준호 동상 설치, 봉준호 기념관 건립, 봉준호 영화박물관 건립”등의 공약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이재용 예비후보는 "자신들이 집권했던 시기 ‘블랙리스트’로 낙인을 찍었던 영화인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도 없이,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국민들의 감동에 무임승차하려는 몰염치한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연인원 1천만 명의 영화관객, 전국 영화시장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최신시설의 멀티플렉스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대구에} 변변한 영화제 하나 없고, 영화산업 진흥을 위한 변변한 지원조차 없는 무관심과 척박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그저 ‘봉준호’라는 이름을 관광상품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천박한 문화적 소양의 수준만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급한 인식의 수준을 드러내는 졸속 공약으로 시민들의 감동에 무임승차하기에 앞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현실에 좀 더 천착하고, 문화예술인들과 시민,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길에 대한 진지한 성찰 뒤에 진정성 있는 약속들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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