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84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 3개 정당의 통합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면서다.

12일 각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박주선 대통합추진위원장, 대안신당의 유성엽 통합추진위원장, 민주평화당의 박주현 통합추진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갖기로 했던 대통합추진위원회 2차 회의가 연기됐다.

전날 이들은 통합을 위한 첫 회의를 갖고 217일까지 3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조건 없는 통합을 한다 3당 통합이 실현된 후 제정치 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한다 새로운 당의 당헌과 당명, 정강·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소위를 가동한다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지도부 체제 구성 문제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안신당과 평화당은 3당 통합과 동시에 임시지도부 체제로 전환하는 안을 주장했으나,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주선 위원장이 손 대표를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도 면담하는 등 절충안을 찾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손 대표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3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통합을 할지, 통합과 동시에 대표직을 사의하고 새 얼굴을 모실지, 외부인사로 당 대표직을 할지 3개 안이 있다""나는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측면에서 통합돼야 한다, 빨리빨리 하자는 개념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3당 통합을 이룬 뒤에도 미래 세대와의 2차 통합을 이룰 때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며 사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차 통합까지 내가 주도한다. 그 때까진 물러나라고 얘기 말라"라며 "왜 통합하는데 지도부를 다른 사람으로 해야 하는가. 내가 책임지고 2차통합까지 완결 짓고 거기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내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선 손 대표의 발언에 강한 불신을 표하며 통합이 결국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손 대표가 과거 사퇴 약속을 번복했던 사례들에 비춰볼 때 끝까지 대표직을 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지도부 교체 없이 이뤄지는 통합은 유권자들에게 울림을 주기 힘들다는 토로가 나온다.

손 대표가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당 의원들도 탈당을 결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당권파에 속했던 이찬열, 김성식, 김관영 의원이 탈당했다. 무더기 추가 탈당이 이어지면 바른미래당은 현역 의원이 없는 '손학규 1' 정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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