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거목, 소설가 이청준씨가 31일 새벽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지난해 여름,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오다, 지난달 중순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향년 69세.

1939년 전라남도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 이후 40여년 간 소설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살아있는 늪’ ‘비화밀교’ ‘서편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흰옷’ ‘축제’ ‘인문주의자 무소작씨의 종생기’ 등 11편의 장편소설, 130여편의 중단편과 수편의 동화와 판소리 동화를 발표했다.

2003년 25권짜리 ‘이청준 전집’을 출간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정리한 뒤에도, 창작집 ‘꽃 지고 강물 흘러’, 장편소설 ‘신화를 삼킨 섬’ 등 5권을 더 내놓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암으로 투병하던 중에도 단편 ‘이상한 선물’을 새로 발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소설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를 출간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엄밀한 작품 활동을 지속해왔다. 1967년 ‘병신과 머저리’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뒤,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고, 인촌상(2003),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4)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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