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M&A 태풍’ 비상

올해 재계 최대이슈 중 하나로 기업 인수·합병(M&A)이 꼽히고 있다. 올해 국내 M&A시장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을 비롯해 하이닉스, 쌍용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등이 M&A시장에 나와 있는 상태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LG카드의 M&A 규모가 1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M&A 매각 일정을 감안하면 이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M&A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현대건설이다. 마지막 남은 국내 대형 건설업체의 M&A라는 점에서 현대건설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또 채권단의 ‘정치권 눈치보기’의혹, ‘정치권 밀월설’ 등이 불거지면서, 정·재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범현대가, 싸움치열
현재 현대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KCC 등 범 현대가. 우선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현대건설이 그룹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에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현정은 회장과 현대그룹은 그룹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계에서는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그룹 등 범현대가도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9위권인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6위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

이처럼 범 현대가간 인수전이 불거지면서, 정치권 연계설 등 각가지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우선 채권단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런 소문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환은행 외에 우리은행, 산업은행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 작업이 진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대 채권사인 외환은행은 조기매각 논리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대건설 매각’을 내년 대선이후로 미룰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 부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구 사주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조기 매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김 부총재는 “옛 사주 문제에는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물론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를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산업은행이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조기 매각을 진행시키려는 외환은행과 매각을 늦추려는 산업은행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현대건설 조기 매각에 반대하는 이유로 ‘정치적 변수’를 꼽고 있다. 차기대선을 앞두고 있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현대건설 매각을 서두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는 ‘현정부와 정몽준’, ‘이명박과 범 현대가’, ‘현정은과 박근혜’ 등의 정치적인 관계가 제기되는 상황이니 만큼 특혜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의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의 후보단일화 막판 실패, 또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현대가의 관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이 현정은 회장의 외삼촌라는 점 등 정치적인 변수가 현대건설 매각에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치적 변수가 엇갈리면서, 범 현대가가 아닌 다른 기업에서 현대건설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두산그룹도 현대건설 인수후보 중 하나. 두산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재계서열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현대건설을 두고 치열한 인수전이 펼쳐지면서, 매각 시기는 예상보다 상당히 늦춰져 올 하반기가 내년초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 인수기업은 현대그룹의 대주주로 부상할 수 있다”며 향후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건설 이외에도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통운,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등도 M&A시장에서 관심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요동치는 재계서열
자산 규모가 11조원에 달하는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이 16조7,000억원임을 감안하면 매각 대금은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밑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2조6,120억원, 영업이익 8,580억원, 순이익 1조370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본사 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02%나 늘었다. 따라서 하이닉스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재계 판도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인수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D램 가격의 불안정한 추이’를 꼽고 있다.

올해 법정관리 졸업 예정인 대한통운의 인수기업으로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STX그룹, CJ그룹, 한진그룹, 동부그룹 등이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쌍용건설의 경우 대주그룹, 유진그룹, 웅진그룹, 대한전선, 동양제철화학 등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상반기 매각 일정이 확정되는 대우조선해양과 하반기부터 매각이 본격화될 대우인터내셔널 등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M&A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M&A 결과에 따라 재계 서열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 독일 ‘캐저’사와 투자협약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1일 경기도청 국제회의실에서 독일의 세계적인 산업용 컴프레서 생산업체인 캐저(Kaeser)사와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케저사는 평택현곡 외국인투자기업전용단지에 300만 달러를 투자해 산업용 컴프레서 생산공장을 짓고 오는 2008년 상반기에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사는 캐저사의 투자결정에 감사를 표하고, 바흐마이어 캐저사 아시아지역 사장과 협약서 서명식을 가졌다.

김 지사는 “경기도 평택현곡단지에 오신데 대해 기쁘고,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도와드릴 것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해 주시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지사는 “한국인들은 독일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 베토벤 슈베르트 괴테 등 훌륭한 인물도 많아 더욱 독일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다”며 “캐저의 에어 컴프레서 뿐만 아니라 많은 제품들을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과거 우리나라 광부들이 독일에서 외화를 벌어 경제를 살렸던 추억도 있다”며 “그 사람들이 독일인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바흐마이어 사장은 “경기도에서 지금까지 잘 지원해 주셔서 투자를 하게 됐다. 이에 감사드린다”며 “오는 4월 하노버 산업전시회가 열리는데, 김 지사가 오셔서 본사를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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