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을 유용하고 돈세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천수이볜 타이완 전 총통이 구속됐다.

대만 검찰 특별수사팀 천윈난 주임은 천 전 총통을 6시간 동안의 조사를 거쳐 정식으로 체포한 뒤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고, 대만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천 전 총통에 대해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받아들였다고 대만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천 전 총통은 대만 역사상 전직 총통으로서 처음 구속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천 전 총통은 11일 밤 영장 심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가던 중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AP통신은 라이칭테 민진당 의원의 발언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천 전 총통은 11일 오전 8시 30분께 자택에서 나와 지지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검찰 특별조사팀 건물까지 걸어간 뒤 짤막한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청 안으로 들어갔다. 천 전 총통은 이날 피고인 신분으로 다섯 번째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그는 성명에서 “대만 국민당과 중국의 걸림돌이자 국민당 정부의 1호 죄인이 돼 영광”이라며 “나를 가둬도 내 영혼은 가둘 수 없다”고 결백함을 표명했다.

천 전 총통은 돈세탁, 공금 자산 침범 등 4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혐의가 인정되면 천 전 총통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총통은 대만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뒤 2000년에 50년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고, 8년간 대만 총통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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