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메르스 사태 경험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대응
1월 22일 첫 대책회의 소집,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하며 체계적 대응
염태영 시장, SNS에 코로나19 관련 정보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
정세균 국무총리에 ‘기초지자체에 감염병 대응 권한 부여’ 건의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지난 1월 22일 오전, ‘수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긴급 대책회의’가 소집됐다. 수원시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한 순간이었다.

회의를 주재한 조청식 수원시 제1부시장은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준비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회의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긴급대책회의 후 염태영 수원시장은 개인 SNS에 ‘수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1보’를 게시하고, 코로나19 대응 원칙으로 ‘과잉대응’과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공개’를 천명했다.

약속대로 염태영 시장은 한 달여 동안 SNS를 활용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수원시의 코로나19 대응 상황, 의사환자·자가격리대상자 현황 등 상세한 정보를 하루에 2~3차례 시민들에게 알렸다. 18일 현재 염태영 시장 SNS에 게시된 코로나19 대응 소식은 77보에 이른다.

1월 23일, 수원시는 4개 구 보건소와 4개 병원에 ‘감염증 선별 진료소’(8개)를 설치했다. 설 연휴(1월 24~27일)에도 장안구보건소에 대책본부를 운영하며 혹시 모를 환자 발생에 대비했다.

1월 27일 네 번째 확진환자 발생 후 보건복지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수원시도 감염증 대책 태스크포스팀을 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고, 대응 수위를 높였다.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 설치된 대책본부에서 1월 28일부터 공무원들이 24시간 상황 근무를 하고 있다.

1월 31일 대책본부에 긴급 소식이 전해졌다. 수원 권선구 시립금호어울림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가 7번째 확진환자와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수원시는 즉시 휴원 조치를 하고 어린이집을 방역소독했다. 원아들을 귀가시키고, 어린이집이 있는 복합건물은 폐쇄 조치했다. 보육교사가 감염됐으면, 어린이들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는 커졌다. 검체 검사 결과, 다행히 보육교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날 이후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다. 2월 1일에는 12번째 확진환자가 수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 접촉자들의 검체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2월 2일, 수원시에 첫 확진환자(15번째)가 발생했다. 염태영 시장은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위기 경보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 단계에 준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의 안전을 위해 관내 모든 어린이집에 3일부터 9일까지 임시 휴원 명령을 내리고, 수원시 공공시설, 모든 동의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도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질병관리본부가 3일, 15번 확진환자의 동선을 발표했는데, 증상 발현 이틀 전부터 확진 판정 시점까지만 공개했다. 질본 발표 후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귀국 시점부터 모든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들 요구가 빗발쳤다. 염태영 시장의 생각도 시민들과 같았다. 하지만 기초지자체에는 역학 조사 권한도, 확진환자 동선 공개 권한도 없었다.

염태영 시장은 “기초지자체에 권한이 주어지지 않으면 지역사회 감염병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2월 8일에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메르스 일성록'을 전달하고,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초지자체에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메르스 '수원시의 ‘메르스’ 대응 과정을 담은 백서다. 메르스 발병 기간인 2015년 5월 20일부터 7월 28일까지 69일 동안의 수원시 대응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수원시는 '일성록'을 ‘감염병 대응 매뉴얼’로 활용하고 있다.

2월 5일, 수원시에 두 번째 확진환자(20번째)가 발생했다. 15번 확진환자의 친인척이었다. 염태영 시장은 20번째 확진환자 발생 후 “접촉자를 별도의 장소에 격리해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월 7일에는 조청식 제1부시장과 관내 3개 대학(경기대·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아주대) 유학생 관리 담당자들이 만나 코로나19 발생국에서 오는 유학생을 관리할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후 수원시와 3개 대학은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염태영 시장과 3개 대학 총장은 14일, ‘지역사회 코로나19 예방·확산 방지를 위한 공동대응 합의서’에 서명했다. 수원시와 3개 대학은 ‘코로나19 공동대응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17일에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접촉자의 임시생활시설 준비를 마무리했다. 수원유스호스텔 숙소동 30객실(1·2층)을 활용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앞서 수원유스호스텔 주변 주민들에게 “수원유스호스텔을 임시생활 시설로 활용하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주민들은 “누구보다 힘들 자가격리 대상자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며 협조를 약속했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 28일 동안 코로나19에 관한 모든 정보를 SNS로 알렸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7번째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실, 15번·20번 확진환자 발생 소식도 가장 먼저 전했다. 시민들 사이에서 “염태영 시장 페이스북이 포털사이트 뉴스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염태영 시장은 “5년 전 메르스 사태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과잉대응’ 기조를 유지하면서, 체계적으로 감염증에 대응하겠다”며 “시민들께서는 수원시의 감염증 통제력을 믿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처럼 안심하고 생활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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