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농협 개혁의 칼날을 빼든 것을 두고 업계의 구설수가 한창이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월례조회에서 “농협에서 개혁의 목소리는 요란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매우 부족했다”며 “회장의 기득권을 포함한 기존 개혁안을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전에도 적잖게 개혁에 대한 의사를 내비친 바 있지만 이번만큼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실제 농협개혁은 지난 5일 임원 5명 및 집행간부 19명이 전원 사의를 표하면서 본격적인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은 적잖게 외부에 떠밀렸다는 평가도 있다. 최 회장은 이전부터 농협개혁을 취임 후 1대 과제로 삼아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말을 들어왔다. 특히 최근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 과정에서 전직 농협 회장과 전 정권 실세들 간의 검은 거래가 속속 드러나면서 농협이 ‘비리 조직’의 대명사처럼 비쳐지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부담이다.

결국 농협은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떠밀린 개혁이 어떤 성과를 거두겠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실제 역대 정권은 농협 개혁을 강요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탓이다.

과연 농협 개혁은 어떤 성과를 내놓을까. 농협 회장 권력의 핵심이 됐던 인사권에 대한 권한마저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최 회장의 행보에 각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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