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8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경기 고양을 지역 현역인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나는 오늘 의정활동 중 얻은 질병과 장애를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명백하게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지난 18일 회의를 거쳐 경기 고양을과 서울 중구·성동을의 전략 지역 선정을 전략공천위원회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경기 고양을의 현역인 정 의원은 사실상 ‘컷오프’ 당한 셈이다. 현역의원으로서는 두 번째 사례다.

그는 입장문에서 “나는 2018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로써 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법 등 금융혁신 법안을 다루다 국회 의원회관의 내 사무실에서 쓰러졌다”면서 “일종의 공상으로 이 사실은 이해찬 대표, 홍영표 전임 원내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로 인해 장애인이 됐지만,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부족함 없이 그리고 큰 논란 없이 잘해 내왔다고 자부한다”라며 “그 결과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도 있을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한두 번이 아니라 골백번도 더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 출마였다”라고 출마 의지를 다졌다.

또 “당을 위해 희생했으니까 공천에서 특혜를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시스템 공천, 현역의원 경선 원칙에 따라 당연히 경선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공천 탈락하게 된 배경에 ‘특정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당을 위해 일하다가 장애를 얻게 된 사람에게 교묘히 저를 위하는 척 모양을 갖춰 출마를 막고 정치 활동을 탄압했다”며 “내 진단서에도 적시돼 있듯이 내 병은 이미 완쾌됐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하지만 믿기 힘든 소문이 들려 왔다”면서 “시스템 공천을 위한 공관위보다 특정인의 힘이 더욱 강하고, 나를 몰아내 특정인을 내 지역구에 내리꽂으려 한다는 소문”이라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나는 장애인을 위하는 척하면서 특정 인물의 공천을 하려는 당의 결정을 규탄한다”며 “지난해 8월 시스템 공천의 원칙대로 공천적합도 조사에 따라 그리고 객관적 수치를 갖고 평가해 경선이면 경선, 단수공천이면 단수공천을 하면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절한 선거운동을 펼쳐오고 있었다며 “(나는) 실정에 맞게 선거운동을 잘 하고 있었다”라며 “내가 선거운동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거운동 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은 꼰대나 할 수 있는 수준이라 이런 말하는 사람은 하루빨리 선거에서 손 떼는 것이 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설득이 되니까 정실인사, 특혜공천으로 슬그머니 논리를 옮겨간다”면서 “나는 ‘잘 봐달라’고 요청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무엇보다 우리당 안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매우 나쁜 인식을 가졌으며, 그 인간이 이해찬 대표 주변 인물이니까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며 “더구나 대표 말을 전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큰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정 의원은 “현역의원 경선 원칙 등 내가 배제돼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며 “나는 강령과 당헌을 위배한 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재심을 신청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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