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토 확장 통해 신세계 키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의 사업계획을 직접 설명하고 나선 탓이다. 정 부회장이 투자설명회에 직접 나서 회사 비전을 소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선 이유로 ‘위기감’을 거론하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직접 추진했던 PL제품이 최근 ‘싸구려’ 품질로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그 외에도 신세계 센텀시티 대형마트 입주 논란 등 정 부회장의 사업마다 크고 작은 부작용 논란이 따라붙고 있다.

최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발걸음이 바쁘다. 은둔의 황태자라고 불린 것도 먼 과거의 이야기다. 그는 수차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감을 피력해 왔고 최근에는 직접 투자설명회에 나서 투자자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18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주최 ‘한국 CEO 컨퍼런스’에 대주주 자격으로 참석해 신세계의 투자 전략과 미래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 CEO 콘퍼런스는 올 한 해 주목받는 10여 개 기업을 초청해 피델리티 등을 포함한 세계적인 투자사들과 함께 다양한 이슈를 토론하는 자리다.


수익성과 몸집 둘다 노린다

이날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해외파’답게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인사말을 시작한 정 부장은 신세계의 수익성 등 재무 정보는 물론, 중국 시장 진출 현황, 소형점·인터넷쇼핑·IPTV 쇼핑 등 신사업 계획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수익 없는 확대는 없을 것”이라며 “수익성에 기반하지 않은 외형 확장 경쟁은 치명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제시한 신세계 경영방침은 ‘수익성에 기반한 안정적인 성장’이다. 그는 신세계가 1999년 3.9%였던 영업이익률을 2008년에는 7.7%로 높였으며 영업이익 규모도 같은 기간 881억원에서 2008년 8400억원으로 10배가량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백화점 부문의 부산 센텀시티와 영등포점, 이마트 부문의 부지가 점포로 개발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날 정 부회장은 신세계의 영토확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이다. 정 부회장은 이날 크게 중국사업과, 온라인쇼핑 강화 차원에서 IPTV, 중국사업 확장과 지역 슈퍼마켓 진출 등으로 다각화 할 것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2012년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을 백화점과 이마트, 그리고 중국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같은 확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세계가 확장하는 사업 곳곳에서 마찰을 내는 탓이다.

이미 이마트는 주유소업계 진출을 통해 수차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주유소협회는 지난해 수차례 반대 집회를 열면서 이마트 주유소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해 왔다. 리터당 80~120원씩 싼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면 영세 주유소들이 도산을 면치 못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반대로 운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싼 가격에 기름도 넣고,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 효과를 얻고 있다.


논란 딛고 윤리경영 지킬까

당분간 정 부회장의 사업확장은 논란을 동반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실험적 사업을 연달아 성공시키고 있다”는 호평부터 “영세시장을 연이어 잡아먹고 있다”는 비평까지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가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유통가 라이벌인 롯데보다 매출이익 측면에서 앞장서고 있다는 점도 신세계의 ‘효율 경영’을 입증하는 사례다. 정 부회장의 행보가 향후 신세계의 경영전략과 맞물려 어떤 결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경력

▶ 2006년 신세계 부회장
▶ 2000년~2006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부사장
▶ 2000년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상무이사
▶ 1998년~2000년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체인사업부본부장 상무이사
▶ 1997년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상무
▶ 1997년 신세계백화점 도쿄사무소
▶ 1996년 일본 후지쓰 본사 전자유통업무 연수
▶ 1995년 신세계백화점 전략기획실 대우이사
▶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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