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군단’ 완벽공개
설 연휴를 앞두고 박근혜 전대표가 이명박 전서울시장과의 간극을 좁힌 것으로 조사됐다.
CBS와 리얼미터는 지난 15일 발표한 주간조사에서 이 전시장(41.4%)과 박 전대표(27.1%)의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전시장은 전주 대비 1.7% 하락한 데 반해 박 전대표는 4.6%나 상승한 27.1%로 2위를 차지했다.
친박진영 정인봉 변호사의 ‘X파일’ 공세가 이 같은 민심의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박 전대표 진영의 기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외곽에서 뜨고 있는 지지조직의 기운을 몰아 3월 대역전극을 준비하겠다는 것. 최소 3,000여명이 넘는 박근혜 군단에는 누가 참여하고 있는지를 추적해 봤다.


“기업인만 500여명이 넘는다. 교수들과 연예인들도 각각 100여명 규모다.”

박 전대표를 지지하는 ‘한강포럼’(회장 현경대 전의원)이 떴다. 외형상 3,2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11월 경부터 회원 모집을 본격 추진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매머드급 후원 조직을 만들었다.

본지가 입수한 포럼 주요인사 명단에 따르면 전직 관료에는 임수복 전경기도지사 직무대리와 이상진 전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의 이름이 올라있고, 기업인에는 이병성 (주)세화 회장, 이길우 대경금속(주) 회장 등이 포진해 있다.

웬만해서는 이름 공개를 꺼리는 교수들도 박 전대표를 위해 선두에 섰다. 최창섭 전서강대 총장, 박준범 서울대 공대 교수, 박창하 울산대 교수 등이 그들이다.

법조계에선 이범관 전광주고검장이 ‘커밍 아웃’을 선언했고 전직 언론인으로는 송석형 전 SBS 보도본부장, 황재홍 전동아일보 정치부장, 지종학 전KBS 파리 특파원, 이상현 전한겨레신문 정치부장 등이 가입했다.


종교계 고른 접촉

종교계 인사들도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추열 전기독교장로회 총회 감사, 이창근 천주교매스컴위원회 운영위원(광운대 교수), 이수덕 전불교TV 사장, 김관희 천도교종합대학원 원장 등 상당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예비역 장성으로는 이양호 전국방부 장관, 김무웅 전해군참모차장, 서상철 전공군기무대장, 이상렬 성우회 사무처장이 박 전대표를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체육인으로는 장정구 홍수환 전권투 챔피언, 최희암 신선우 농구 감독 등이 ‘박풍’에 몸을 실었다.

문화예술인 분야도 각계 인사들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신우철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이상수 한국사진작가 회장, 이길원 (사)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 안인기 전KBS 예능국장이 포럼에 승선했다.

이례적으로 대규모의 명단을 공개한 연예인들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김병찬 아나운서를 비롯, 가수 김수희 정수라 배인순 코리아나 윤시내 주병선 김상배 한서경 이혜리 이자연 등이 박 전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반유신 인사’도 가세

이 외에도 원로 코미디언 중에는 남철 남성남 남보원 송해 한무 등이 포럼에 가입했고 개그맨 김정렬 김한국 이경실도 박 전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전총재를 위해 뛰었던 심현섭도 다시 한 번 모습을 보였다. 탤런트 중에서는 김수미 송경철 임채무가 포함됐다.

포럼에는 또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71년 유신반대 학생운동을 하다 제적된 학생들의 모임인 ‘71 동지회’ 인사 7명이 가입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상현 전정치부장 등과 함께 박 전대표의 ‘보수성향’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 관계자는 “현 회장 등 주축 인사들이 모여 마포 인근에 사무실을 연 상태”라며 “앞으로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곽 지지 모임과는 별도로 원내에서는 ‘박풍’ 재현을 위해 현역 의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전시장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 논란으로 문제가 된 지지조직 ‘아름다운공동체’ 운영위원회에는 이규택 김기춘 이경재 김무성 허태열 이인기 김학송 의원 등 친박 인사들이 참여해 이 같은 움직임을 반증했다.

하지만 박 전대표측은 이런 움직임들에 대해 “캠프와는 모두 무관한 일”이라며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아름다운공동체의 경우 지역별로 지지조직이 결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캠프 관계자는 “지지모임인 것은 알지만 성격은 잘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이례적인 ‘브레인’ 공개

친박진영의 이런 분위기 몰이는 연초부터 일관되게 진행돼 왔다.

이 전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지지그룹의 ‘지지선언’이 일찌감치 시작됐다는 것. 실제 지난 2002년의 경우에는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서야 전문가 그룹의 지지선언이 물밀듯이 표출된 바 있다.

반면 친박진영은 1월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한국인 포럼’을 공식 출범하면서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었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는 김만제 전경제부총리와 김재창 전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영삼 전대통령 계보였던 황병태 전의원 등이 맡았다.

김달웅 전경북대 총장, 김유혁 전새마을 중앙회 회장, 김하준 전여수대 총장, 한재숙 위덕대 총장도 이 포럼의 주축인사로 소개됐다.

이 외에도 ‘포럼 부산비전’ ‘대경 한마음포럼’ 등 5, 6개의 외곽 지지 조직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연초 친박 진영이 외교안보자문단 명단을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연속선상에 놓여 있다. 여기에는 공로명 홍순영 전외교부 장관, 박용옥 전국방부 차관, 송영대 전통일부 차관, 이상우 한림대 총장, 구본학 한림대 교수, 김재창 전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박승춘 전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 이병호 전주말레이시아 대사, 이재춘 전주러시아대사가 포함됐다.

박 전대표측은 이어 남덕우 전국무총리를 필두로 경희대 차동세 교수,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표학길 방석현 서울대 교수 등 11명으로 구성한 경
제자문단을 발표했다.

대선 주자들이 일치감치 자신의 싱크탱크를 전면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서로의 전력 노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전시장측의 경우 몇몇 대표 인사들을 공개하고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터넷상에선 회원 3만5,000여명의 ‘박사모’를 비롯, 16만여명의 네티즌들이 박 전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 전대표가 최근 방문한 미국에서는 코미디언 자니윤씨가 미주 후원회장을 맡아 본격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3월 춘풍과 함께 역전”

친박진영은 연초 이후 대대적인 전열 정비를 해 왔다. 주호영 의원이 새롭게 비서실장에 임명됐고 안병훈 전조선일보 부사장이 본부장으로 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대중성이 높은 한선교 의원이 캠프 대변인을 맡은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처럼 발빠른 행보는 이 전시장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설연휴를 통해 격차를 한 자릿수 대로 줄이는 게 목표”라며 “3월 봄바람과 함께 역전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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