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제품으로 해외 공략… 베트남 ‘국민 간식’ 등극

[오리온 홈페이지]
[오리온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법 시행 이후인 2014년부터 지난해 5월 중순까지 돌아온 기업은 59곳에 그쳤다. 일요서울은 국내 기업들이 갖은 규제와 높은 운영비, 포화한 내수시장 등을 이유로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는 상황과 문제점 등을 짚어 봤다. 이번 호는 오리온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제과업계 침체 상황에도...성장률 상승, 점유율 확대

베트남, 중국 등 해외법인 설립...인도법인에 300억 투자

지난해 오리온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사업이 모두 고르게 성장하면서 큰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오리온은 연결 기준 매출액 2조233억 원, 영업이익 327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6% 성장한 수치다. 한국 법인은 매출 2.9%, 영업이익은 17%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초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 제과업계가 침체를 겪는 가운데 오리온만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국내 제과업계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추세다. 롯데제과의 경우 롯데지주로부터 롯데인도 주식 전량인 1070만 주를 677억 원에 매입해 롯데지주로 넘어갔던 해외법인을 사실상 모두 되찾기도 했다. 오리온의 경우에는 베트남, 중국 등 해외법인에서의 활약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이어 태국, 러시아 등 법인 세워 

오리온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중국 법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12% 성장했다. ‘스윙칩’과 ‘오!감자’, ‘예감’ 등 스낵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온라인 채널을 확대해 신규 점포를 개척하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태국 타오케노이의 김스낵을 독점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으며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에서도 신제품 출시 효과 덕을 봤다.

지난해 4월 베트남 법인에서 개발한 쌀과자 ‘안(An, 安)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6억 원(현지 매출액 2100억 동, 1580만 봉지), 100억 원을 돌파하며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쌀 과자 시장 점유율 약 13%에 달하는 것으로 출시하자마자 단숨에 쌀과자 시장 내 2위로 올라서며 성공을 거뒀다. 오리온은 쌀과자 시장 진출을 베트남 법인의 신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정해 2년간 제품 연구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주재료가 되는 쌀을 찾는 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안’뿐만 아니라 베트남 법인이 개발한 양산빵 ‘쎄봉’ 역시 인기다. 지난해 4월 출시해 연간 매출 약 40억 원(783억동)을 기록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안’과 ‘쎄봉’의 인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16.5%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안’과 ‘쎄봉’ 외에도 ‘착한포장 프로젝트’ 일환으로 가격변동 없이 20% 증량한 ‘오스타’(포카칩), ‘스윙’(스윙칩)이 각각 전년 대비 약 34%, 19% 매출 성장했다.

베트남과의 인연 25년째… 초코파이로 진출 본격화 

베트남과 오리온의 인연은 1995년부터다. 당시 베트남에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첫발을 내디딘 후 2006년 호치민에 생산공장을 세워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초코파이의 경우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국민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리온 그룹은 오리온 베트남 법인이 1분기 내 쌀과자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오리온 베트남 법인 생산설비 가동 가능 수량은 2018년 대비 19.2% 늘어난 2만3270톤을 기록했다. 베트남 생산공장은 동남아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어 베트남을 향한 오리온의 기대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추후 한국을 비롯해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로도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는 브랜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해 3월에는 인도 라자스탄에서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법인에 300억 원을 투자했고 공장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온의 인도 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9년 인도의 종교와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식물성 마시멜로를 넣는 초코파이를 만들어 진출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오리온은 이를 발판 삼아 지난해 10월 인도 현지법인 ‘오리온 뉴트리셔널스’를 설립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인도 북부와 서부를 공략할 방법을 모색했고 착공식 이후 글로벌 제과 회사 출신 최고경영자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해 인도 법인 운영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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