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머리를 다듬으니 10년은 젊어 보이네요.” “무슨 소리야. 원래 젊은 걸~.”

지난 9월 19일 강원도 양구군 동면 팔랑리 1리 숨골마을에는 오랜만에 마을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 대한미용사회 강남지회(지회장 김정순) 회원 30여명이 마을을 방문해 미용봉사행사를 펼쳤다.

대한미용사회 강남지회는 농번기로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 제때 이발을 하지 못한 마을 남·여 주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파마 및 컷트, 염색 등 무료 미용봉사를 실시했다. 특히 추석연휴를 앞두고 있어 마을 주민들의 참가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특히 도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패션이 낙후된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유행 1번지’ 강남의 헤어스타일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현기 이장은 “평소 머리 가꿀 시간이 없는 마을 어르신들이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즐겁다”면서 “특히 강남에서 유명한 원장님들에게 직접 머리를 잘라 강남유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순 지회장(서희드팜므)을 비롯해 송영숙 부지회장(송영숙모던헤어), 박주연(박주연헤어닥터), 최은희(헤어페이스), 강윤숙(강윤숙미용실), 정매자(정정원헤어욱), 이정수(까꼬뽀꼬미용실), 정영희(정영희헤어샵), 채선석(채선숙뷰티클럽), 강인옥(가위손헤어모드), 박태현 원장 등이 봉사에 참가했고, 미용재료업체 OBS, 오대양 등이 협찬했다. 이번 봉사활동의 산파역할을 한 송영숙 부지회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기쁘다. 미용은 아름다움이다. 그 아름다움이 세상 끝까지 가서 사랑과 행복바이러스로 온 누리로 번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지회 김정순 지회장은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상품들을 마을의 노인회와 마을회관에 기증했다.

팔랑1리는 전국에서 소문난 성공한 농촌마을이다. 주민들의 년 소득이 도시 생활자보다 높다. 특용작물을 재배하여 농가마다 년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귀농을 돕는 ‘귀농지원센터’를 비롯해 1년 내내 노는 ‘철딱서니학교’, 민속박물관, 민속문화‘바랑골지게놀이’ 등 다양한 문화와 교육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강원도 최우수마을로 선정되어 5억 원을 지원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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