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발생해 봉쇄된 이탈리아 코도뇨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두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텅빈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발생해 봉쇄된 이탈리아 코도뇨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두 여성이 마스크를 쓴 채 텅빈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152명으로 급증하고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국민들이 패닉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슈퍼마켓에 진열된 상품들이 동이 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를 오가는 열차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안사통신은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52명을 기록했다며, 하루만에 환자 수가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에는 확진자 수가 3명에 불과했다. 통신은 확진자 152명은 중국과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앞서 23일 크레모나 병원에서 77세 여성이 사망하면서, 이탈리아 내 사망자 수는 3명으로 늘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세 번째 사망자는 악성 종양으로 롬바르디아주 크레마 지역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와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북부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의 11개 소도시에는 지난 22일부터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이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해당 도시에서는 경찰이 입구에 검문소를 세워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 수는 약 5만 명으로, 학교 등 공공시설들이 폐쇄되고 기차역도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베네토주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인 베네치아 카니발도 일정보다 빠르게 마무리됐다. 관계자는 "23일 저녁부터 행사는 물론 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모든 행사가 취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스포츠경기는 물론 박물관과 모든 행사들이 3월 1일까지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통신은 봉쇄지역 뿐만 아니라 롬바르디아 지역 최대 도시 밀라노에서도 시민들이 앞다퉈 생필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큰 우려를 표한다"면서도 "공황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젠틸로니 위원은 "EU는 이탈리아 당국과 그들이 취하고 있는 결정에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국영 RAI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놀랐다"며 "수일 내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확산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남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로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들어온 열차승객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데 따라 취해졌다.

또다른 인접국 스위스도 긴장하고 있다. 스위스는 국경지역에서 이탈리아로부터 들어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현지통신사 키스톤-SDA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보건당국은 이날 이탈리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고려 중인 조치는 없지만 상황이 급격히 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티치노와 그라우뷘덴 주는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매일 티치노와 롬바르디아 국경을 넘는 근로자가 6만8000명에 달하고 있다.

티치노 병원들은 예방조치 중 하나로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 대해 격리조치를 하고 있다. 주 당국은 코로나19로 추정되는 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외출을 하지 말고 전화로 의사나 병원에 연락할 것을 호소했다. 스위스에서는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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