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이명박vs박근혜 검증논쟁
‘이명박 X-파일’ 폭로 김유찬 직격인터뷰
지난 2월 21일 오후 4시경. 여의도 전경련 회관 17층 (주)서울IBC(사장 김유찬)에서 이명박 전서울시장 관련 ‘추가 폭로’를 준비 중인 김유찬 전비서관을 만났다.
서울 상암동DMC센터에 세워질 ‘랜드마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김 전비서관은 “이 전시장 재임시절 입찰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면서 은연중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 전시장의 재산형성 과정과 15대 총선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거론하며, “이 전시장이 대선 후보를 사퇴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타인 명의로 된 재산과 선거법 위반 당시 ‘위증을 교사했다’는 게 그 근거다.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수많은 추측을 낳고 있는 것과 관련, “나는 박근혜측도, 이명박측도 접촉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 폭로의 배경으로 상암DMC 사업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요서울>은 김씨를 만나 폭로의 배경과 목적을 직접 들어봤다.



-이명박 전서울시장 관련, 폭로의 배경은.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국민들에게 알려진 것과 달리 대통령이 될 만한 그릇이 못된다. 자신을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본 모습과는 다르다. 재산형성, 여자문제 등 검증을 거쳐야할 사안이 많다. 아마도 내가 모든 것을 폭로하게 되면 이 전시장은 대선후보를 사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개인이 나서는 것은 명분이 약해 보이는데.
▲개인의 명예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대상이 대통령 후보일 경우, 국민의 알권리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정인봉 변호사가 제출한 자료를 당 경선준비기구인 국민승리위원회가 폄훼시킴으로써 단 1시간 만에 ‘바보’를 만들었다. 이제 당이 100% 완벽한 검증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내가 언급하는 것은 ‘카더라식’이 아니다. 단 한 장의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확실한 근거를 내놓겠다. 이로 인해 내가 피소가 될 수도 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전후해서 1년 남짓 함께 생활했다. 나는 ‘김비’(김 비서관)로 불렸다. 당시 나는 누가 보더라도,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자부한다. 주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큰 이견이 없다. 함께 일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사연 등이 모두 X파일에 들어간다. 이 시장은 불신과 거짓 그리고 기만의 씨앗을 뿌려왔다.

-선거를 치를 당시 이 전시장 캠프에 문제가 많았다고 언급했는데.
▲내 기억으로, 당시 법정 선거비용이 8,4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추정컨대 이 전시장은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십억원을 뿌렸다. 13차 공판이 열릴 당시 과다 지출된 비용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해달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다. 당시 경쟁자였던 ‘이종찬씨측으로부터 3억원을 받기로 하고 폭로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사과하고 싶다.

-‘위증 교사’의 증거는 있나.
▲당시 선거 캠프에서 봉사하던 권 모씨와 주 모씨가 위증 목적으로 돈을 준 부분에 대해 녹취록을 갖고 있다. 내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들이 충분하다. 나를 ‘제2의 김대업’이라고 운운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 단, 이 전시장이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직 없다.

-이 부분은 이미 법적으로 끝난 사안이다.
▲대법원 판결이 났다고 하더라도, 법의 한계를 넘어 국민적 심판이 남아 있다.

-재산과 관련된 문제는 무엇인가.
▲이 전시장은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지 않았다. 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헤어지게 됐겠는가. 이 대목은 이 전시장이 직접 답변해야 할 부분이다. 그의 재정관리인으로 알려진 처남 김 모씨가 놀라운 고백을 한 게 있다. 이것은 제3자를 통해 들은 내용으로 ‘이명박 리포트’에 담기게 될 것이다.

-‘이명박 리포트’의 주요 내용은.
▲나는 당시 사건 이후 10여년 동안 여러 자료를 검토해 왔다. 2002년에 이 책자를 내려고 했기 때문에 이후에 많은 제보도 있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책이 출판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단 내가 검증 가능한 부분만을 담았을 뿐, 여자 문제 등은 제외했다.

-이 전시장측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쪽이 반응하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 ‘김유찬이 MB를 흠집 낼 목적을 갖고 있다’고 몰아가는 것 같아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근거를 제시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모 월간지에 이러한 내용을 제보했다는데.
▲내가 직접 제보를 한 적은 없다. 2002년 ‘이명박 리포트’ 출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흘러나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과 접촉설이 나오고 있다.
▲나는 김무성 의원도, 이 전시장측과도 일체 접촉한 적이 없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 중 누군가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만났을 수는 있겠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번 폭로가 상암DMC 사업과 연관돼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다만, 당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억울한 부분은 있다. 2003년부터 DMC 랜드마크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이 땅은 서울시 소유였다. 결국, ‘MB와 부딪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이름을 ‘리처드 김’으로 바꿔 사용했다. 하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전시장이 나와의 연관성을 인지한 뒤부터 사업에 장애가 생기기 시작했고 지금도 표류하고 있다. 입찰보증금을 못냈다는 이유로 우리가 입찰에서 탈락했지만, 우리는 그해 8월 이미 13억불의 외자를 유치할 수 있는 LOI(계약 전 참여의향서)까지 제출했다. 서울시가 사실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하기에 미국 달라스까지 가서 진위를 확인했는데도 계속 제동을 걸었다.

-현재 사업 추진 상황은.
▲유찰이 거듭되면서 이 시장측에 간곡한 입장을 전달했으나, 끝내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이 사업과 관련, 정치권 출신 인사 C씨가 나를 찾아와 ‘이 시장에게 사업권을 받기로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일종의 커넥션이 있는 듯한 발언이었다.

-정치적으로 미련이 남아 있다고 들었다.
▲아직 정치적인 꿈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본다.

-출판 예정일은.
▲현재 마지막 교정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달 말 또는 3월 초에 발간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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