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풍속화에 세계가 푹 빠졌다”


UN본무에 한국인 화가의 그림이 걸렸다. 한국미가 살아있는 우원 연세희 화백의 그림 여러 점이 반기문 UN사무총장 집무실 벽에 비치되어 있다. 이는 한국인 최초 UN사무총장에 선정된 반 총장이 한국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연 화백의 그림을 구입해 자신의 집무실에 걸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연 화백의 그림은 동양에 대한 막연한 신비감을 갖고 있던 서양 사람들의 눈에 감동으로 전해졌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연 화백의 풍속화 세계에 무엇을 담고 있는가 알아본다.

우원 연세희 화백은 현대 풍속화의 대가이다.

그는 지난해 10월말 <현대 풍속화의 가치를 알리는 작품전>을 통해 현대와 과거가 아우러진 풍속화를 선보였다.

그의 작품 특징은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인 김홍도, 신윤복 등의 화풍에서 내려오는 고전 풍속화에서 탈피하고 현대 풍속화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실제 대부분의 작품을 살펴보면 조선시대 선비가 현대 스포츠 및 오락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복을 입고 골프를 치는 노인들, 현대악단에 맞춰 도포 자락을 흩날리며 춤을 추는 사람 등을 담은 그림은 현대의 배경과 전통의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그에 대한 미술 평단의 평가는 양분된다.

현대와 고전을 잘 접목시킨 ‘해학과 창조의 예술가’라는 호평과 자신의 색깔 없이 임모(그름을 보고 그대로 옮기는 작품)를 gk는 작가라는 혹평으로 나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미술평론가 김영재(철학박사)씨는 아래와 같이 평가했다.

“우원의 회화는 풍속화에 이르기까지 순수회화의 영역에서 제작된다. 작품을 보면 누구의 그림을 닮았다거나 임모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순수한 창작 작품이다. 한국 동양화의 대가인 이당 김은호, 목불 장운상, 운보 김기창에서부터 조선시대의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임모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그림을 베끼되 평생을 갈고 닦은 크로키와 데생의 솜씨, 그리고 뛰어난 색채와 분위기 창출의 감각 및 기교가 연세희 화백만의 화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그는 “임모를 했던 작품보다 뛰어난 인물화는 원작보다 완벽한 해부학과 의습의 윤곽선을 보여주는 인물들은 너무나 천연스럽게 순수회화의 영역을 드나들다가 이윽고 그 경계를 자연스럽게 파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UN반기문 사무총장의 집무실에 걸린 연 화백의 그림은 서양인의 눈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막연한 동양의 신비를 느끼던 서양인들에게 한국의 풍속화는 신비를 넘어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것.

반 총장의 집무실에 연 화백의 그림이 걸리게 된 것은, 평소 인연이 있던 반 총장이 한국을 외국에 알릴 생각으로 연 화백의 작품 몇 점을 구입해 집무실에 걸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40대 늦은 나이에 화단 데뷔

그는 40대 늦은 나이에 화단에 데뷔했다. 화가가 되기 전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충북 청주태생. 한국배우전문학교와 중대연극영화과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는 신성일, 추송웅, 박근형 등과 함께 연극무대에 섰다. 배우로서 화려한 연예계 인생을 시작한 그는 군에 입대한 후 ‘군예대’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시민회관(현 세종문화 회관)전속가수로 활동했다. 그러나 연화백은 언제부턴가 마이크 공포증으로 노래를 접어야했다. 그 이후 연 화백은 자기반성과 성찰을 통해 어린 시절 꿈이었던 ‘화가’의 길을 택했다.

연 화백은 “어린 시절 충주에서 청주로 열차 통학했다. 당시 기차엔 여학생 전용 칸이 있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학생에게 양해를 구해 전용 칸을 이용하면서 스케치했다. ‘미인도’가 과거를 회상하며 그린 작품이다. 휴일이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스케치를 했다. 그때의 스케치 여행이 내 작품세계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연 화백은 지금도 전국을 돌며 시장, 포장마차, 공연장 등을 찾아 현대의 풍속도를 화복에 담는다. 그의 그런 행위는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인 김홍도와 신윤복이 세상을 돌며, 당시 시대를 그림에 담았던 것과 비견해도 될 듯싶다.

연 화백은 “풍속화는 그 민족의 생활과 삶이 그대로 담겨있어 한국을 세계에 일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중 하나이다"라고 말한다.

연 화백의 그림은 만화적 요소가 다분하다. 실제 연 화백은 어린 시절 <코주부>로 유명한 김용환 화백의 삽화를 보고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만화나 삽화를 그려본 적은 없다. 오로지 크로키를 통해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 냈다.

김세영 씨는 “연 화백의 풍속화는 크로키를 통해 완성된다. 한결같이 순수회화의 배경과 뛰어난 필력의 크로키를 조화시켰다. 단원의 필력과 해학, 긍재의 동세와 현장시각, 혜원의 선염과 깊이가 있다. 특히 긴박한 화면구성과 깊은 공간 감각이 연 화백 작품의 백미”라고 평가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


#연세희 프로필

1940년 충북 청주
한국현대미술대상전 최우수상 수상
아세아 현대미술대전 초대출품(일본)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초대출품
미국 Homestead Art Gallery 초대전
대한민국 사회교육문화상 수상
서울미술제 초대작가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출품(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출품(1995-2000)
독일베를린 시장 초대전(1999)
세계한의학 박람회 초대출품(코엑스) (1999.2000(2회))
중국 심양 국제미술박람회 초대전(2008)
홍콩 아트페어 초대출품(2008)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한인회 초대전(1984)
중국 베이징올림픽기념 초대전(2008)
중국 북경 T&G Gallery와
제일성국제회의 전람센터 동시 초대전
중국 베이징 아트살롱 2008초대전(2008)
미국 뉴욕 Korea Art Center와
뉴욕 Flushing open space Gallery 동시 초대전
인사동 이즈 Gallery 풍속화 ‘어제’와 ‘오늘’전(2009)
한국 미술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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