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운동 포기…안톤 오노가 재기 도와


어린시절 불법체류자 꼬리표를 단 채 미국에 건너간 19세 한국소년이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1면 특집기사를 통해 19세의 한국계 미국인 사이먼 조(한국명 조성문)가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개막 한 달을 앞두고 메달리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먼 조는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듬해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홀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1996년 조군 가족은 캐나다 밴쿠버를 통해 밀입국을 감행했다. 야밤에 몰래 국경을 넘어온 조군 가족은 매릴랜드 인근에서 초밥 식당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이주민 규제정책 완화에 따라 2004년 시민권을 획득했다.

어린시절부터 스케이팅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조군은 2007~20 08시즌 미 쇼트트랙 대표팀 사상 최연소(15세)로 대표선수에 발탁됐다. 그러나 다음 시즌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하자 연간 4만 달러 정도인 후원금이 뚝 끊겼고 경제 불황까지 겹쳐 스케이트를 벗을 위기에 놓였다. 대표팀 탈락으로 연간 4만달러에 이르는 올림픽위원회(USOC) 지원금이 끊어졌고, 경제 불황까지 가중되면서 스케이트를 그만뒀다. 아들의 좌절을 볼 수 없었던 조군 부모는 식당을 처분해 훈련비를 마련했고 조군은 학교도 포기한 채 훈련에 매달렸다. 이 때 의외의 인물이 조군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바로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와 판정시비를 낳으며 한국인들에게는 ‘공공의 적’이 됐던 아폴로 안톤 오노 선수였다. 그는 사이먼의 재능이 아깝다며 숙식을 제공하며 운동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먼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오노와 함께 5000m 계주와 개인 500m 경기에 참가해 한국 대표팀과 금메달을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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