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0.02.23. [뉴시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회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0.02.23.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문재인 반대 투쟁을 전개해 왔던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지난 2월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법조계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법의 탈을 쓰고 자행된 국가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총선을 앞두고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대규모의 청중을 대상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사안으로 범죄혐의가 소명된다"면서 "선거가 차지하는 의의에 비추어 볼 때 사안이 중하고 엄정한 처벌이 예상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30인의 '전광훈 목사 공동변호인단'(이하 공동변호인단)은 25일 오후 긴급 성명서를 통해 "법의 핵심 가치는 형평과 공정이며, 재판은 정의로울 뿐 아니라 정의롭게 보여야 한다"며 "법원은 희대의 위선자로서 공권력을 남용한 조국과 민주사회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송병기에 대한 영장마저 기각했는데, 이들에 대한 영장기각이 도망의 염려가 부족하고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정하는 자로서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라면 그러한 기준이 전광훈 목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변호인단'은 특히 "오히려 전광훈 목사는 정권에 저항하는 자로서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였음을 고려한다면 조국과 송병기에 대한 영장조차 기각한 법원이 어떤 이유로든 전광훈 목사를 구속할 수는 없다"며 "법관이 자의적 판단에 의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면 이는 법의 탈을 쓴 폭력 행위이며 김동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러한 범죄행위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하고, 즉각 영장처리 없무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공동변호인단'은 "형사소송법은 구속영장의 발부요건이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임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전광훈 목사가 하였다는 선거운동은 모두 대중집회에서 공개적으로 한 연설로서 채증이 완료되어 증거인멸이 불가능한데, 전광훈 목사는 이미 전국적인 인물이고 출국금지조치까지 되어 있어 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개월 전에 청구된 영장을 심사하면서 이러한 점을 법원이 인정하여 영장을 기각하였으며 아무런 사정변경이 없었는데 도대체 김동현 부장판사는 무엇을 근거로 도망의 염려를 인정하였다는 말이냐"며 "판사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하면 도망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인가. 경찰조차도 구속요건에 관한 주장이 설득력이 없음을 인식하여 전광훈 목사의 자유로운 행동이 도망의 개념에 포섭되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망언까지 함으로써 이 사건 영장청구의 실질이 전광훈 목사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예비검속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동변호인단'은 "경찰이 선거운동으로 적시한 것은 전광훈 목사가 대중집회에서 정권을 비판하면서 보수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한 것이 전부다. 노무현 탄핵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선거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후보가 확정되어야 함을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 대한민국의 법관이 최고의 헌법해석기관인 헌법재판소의 판정조차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법을 해석하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스스로 법관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어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정권을 비판하고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이 어떻게 범죄가 될 수 있느냐"며 "전 목사의 구속은 김동현 부장판사가 정권의 앞잡이가 돼 형사소송법상 구속영장 발부요건을 뭉개버리고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결국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압살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공동변호인단'은 "만일 앞으로도 수사기관의 인권유린을 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할 법원이 이와 같이 수사기관의 헌법 파괴적 범죄행위에 조력한다면 우리는 국민과 더불어 사법부를 상대로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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