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뉴시스]
강정호 [뉴시스]

 

미국프로풋볼(NFL)에서 키커로 활약하고 있는 구영회(26)는 2017년 LA 차저스에 입단했다. 풋볼 선수라면 누구나 뛰기를 원하는 꿈의 리그에 선 것이다. NFL은 프로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에 해당한다. 

그러나 NFL의 벽은 높았다. 중요한 기회에서 필드골을 성공시키지 못하자 구단은 구영회를 시즌 중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잘라버렸다. 

이후 NFL 어느 구단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2018년 AAF라는 리그에서 뛰면서 NFL 진출 기회를 노렸다. 

그러기를 1년.

그런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주어졌다. 

AAF에서의 맹활약을 눈여겨보았던 NFL 애틀랜타 팰컨스가 2019시즌 중 노장 키커를 내보내고 구영회를 입단시킨 것이다.

다시 찾아온 기회를 구영회는 놓치지 않았다. 그해 10월 애클랜타 유니폼을 입은 그는 8 경기에서 26차례 필드골 시도중 23번을 성공시키며 맹활약했다. 두 차례 스페셜 팀 이주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그는 구단과 2020시즌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구영회의 NFL 복귀 과정을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리는 강정호도 눈여겨 봄직하다.

구영회가 NFL에 다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비록 하위 리그지만 그곳에서 꾸준히 실전 감각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강정호의 지난 시즌 실패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기보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음주 운전 사건으로 거의 2년간 실전 감각이 없었던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의 눈물겨운 배려로 곧바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2년의 공백은 그에게 너무 벅찼다.

장타력은 여전했으나 삼진을 너무 많이 당하는 등 무뎌진 실전 감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1할대의 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시즌이 한창인 7월 말 경기를 끝으로 구단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계약 소문이 있었으나 비자 문제로 수포로 돌아갔고 이후 강정호의 입단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2020 시즌 스프링캠프가 시작됐는데도 그는 여전히 무적 선수로 남아있다. 어느 구단도 그를 불러주지 않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KT 구단 선수단과 함께 운동을 하고는 있으나 개인 훈련 수준이다.

언제 메이저리그 구단이 불러줄지 기약도 없다.

강정호는 지난해 7월 이후 실전 경험이 전혀 없다. 설사 당장 메이저리그에 투입된다 해도 지난 시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강정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실전 감각이다. 

어떤 리그든 들어가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계약 조건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

그래야 구영회처럼 그에게 시즌 중에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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