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뉴시스]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보다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질병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코로나19의 잠복기를 2주(14일) 이상 늘릴 근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한 달 정도 역학조사와 환자의 발생 양상을 보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은 감염력이 굉장히 높고 전파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신종플루는 기존의 인플루엔자가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대유행으로 간 상황이었고 국민이 어느 정도 교차면역도 있었다"며 "또 항바이러스제를 비축하고 있었고 기존에 매년 맞던 인플루엔자 백신을 바이러스 균주만 약간 바꿔 생산했기 때문에 어떤 대응 체계에 차이는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코로나19는 (확진자) 본인의 주관적인 증상이라 아주 명확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발병 첫날 상기도 증상일때 벌써 전염력이나 바이러스 분비량이 상당히 많다. 첫날 노출된 분이 확진되기 전까지 증상이 진행될 정도면 잠복기 3~4일이 지나 2차 감염자가 생겼을 수 있는 시기였다"며 "굉장히 잠복기가 짧고 초기 전염력이 있어 집단 감염(형태)로 빠르게 확산된다. 단순히 한 달 정도의 자료를 갖고 신종플루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 같은 특성의 차이는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19의 빠른 전파 속도와 향후 전망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과 대조된다.

앞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는 코로나19의 전파 속도가 이전에 경험했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보다는 전파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라면서도 "작년 말 발생해 아직까지는 전파의 양상이나 진행 속도에 대해 전문가들의 보다 면밀한 분석과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 (정부가) 공식적인 답변을 드리기는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38일째인 26일 환자 수가 1000명을 돌파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2009년 5월 2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81일만인 7월 22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것도 코로나19는 한 달, 신종플루는 6개월 가량 걸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한국의 코로나19 사태는 다음 달 20일이 정점이고 감염자 수는 1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질본은 또 코로나19 잠복기를 2주 이상 늘릴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 2주가 넘어가는 잠복기에 대한 보고 사례는 별로 많지 않다"며 "좀더 조사가 진행돼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 방역 조치를 하는데 있어 14일 이상 확대해 진행할 정도의 근거는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이 기준을 적용해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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