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일본인, 단지 출입 말라”···‘코리아 포비아’, 도 넘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중국 상하이 아파트 단지 앞 한국인‧일본인 출입 금지 푯말’ 사진. [커뮤니티 화면 캡처]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중국 상하이 아파트 단지 앞 한국인‧일본인 출입 금지 푯말’ 사진. [커뮤니티 화면 캡처]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중국이 한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내 한국인에 대한 과도한 통제조치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우리 교민이 거주하는 집 문에 빨간색 경고문과 봉인 표시를 붙이는가 하면, 무단으로 임시 CCTV를 설치해 한국인을 감시하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상하이에서는 아파트 단지 앞에 한국인과 일본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푯말도 세워놔, 중국 내 한국인-중국인 사이의 갈등과 코리아 포비아(한국인 공포증)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국 상하이 외국인 노동자라고 밝힌 한국인 누리꾼은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나는 상하이 외국인 노동자다. 설 연휴 때 (한국에) 들어와서 회사 배려로 아직 (중국에) 안 들어가고 서울에서 대기하고 있다. 근데 상해시 지정 휴무일이 지나, 울며 겨자 먹기로 상하이로 복귀한 아는 동생이 어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사진이 너무 엽기적이라 올린다”고 적었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비치된 푯말이 담겨있다. 빨간 배경에 검정 글씨로 적힌 문구에는 “긴급공지 드린다. 한국‧일본에서 오신 분들은 아파트 단지 출입을 금지한다”고 적혀있다. 흰색 해시태그는 SNS를 올린 한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할 말이 없다(어이가 없다)”고 적혀있다.

또 상하이저널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국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중국 상하이 구베이 소재 한 아파트 단지에 공고문이 붙었다. 해외에서 돌아온 외국인 주민은 해당 거주자위원회에 건강정보를 등록함과 동시에 유효한 자택격리 증명서를 소지해야만 단지 출입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한 한국 여성 교민은 자녀 2명과 함께 늦은 저녁에 도착했다가 주민위원회가 문을 닫아 등록이 불가하다고 설명하자, 물업관리는 단지 진입을 금지했다고 상하이저널은 지난 26일 보도했다.

또 등록한 뒤 집에 가서도 상하이에 남아 출근하던 남편과 같이 생활할 경우에는 남편도 14일간 격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 여성 교민의 남편 또는 한국에서 온 3명(한국 여성 교민‧자녀 2명)이 호텔 등 외부에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통보였다.

이에 상하이총영사관은 상하이시와 교섭을 통해 26일 오후 해당 교민을 집으로 귀가 조치했다고 한다. 상하이총영사관은 상하이저널에 “다른 아파트들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감정적으로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진입을 차단하는 경우가 발생할 시 영사관으로 연락하면 해결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측의 과도한 조치와 더불어, 중국인들의 코리아 포비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중국 내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 등 과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데 우려를 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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