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6일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 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0.02.13. [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6일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 19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0.02.13.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우한 폐렴' 등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국내 확진 환자가 1766명, 사망자는 13명으로 증가돼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되고 있다"는 질책과 함께 '부실대응'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오후 곽상도 의원은 긴급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구를 방문해 충분한 재정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며 "대통령은 대구까지 와 군·경찰·민간을 포함한 범국가적 총력지원 체계를 가동했다고 전했으나 곧바로 사망자가 나왔다. 도대체 어떤 조치가 있었다는 것인지 잘 대응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곽 의원실에 따르면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56%인 570명이 입원할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 중인 가운데, 27일 자가에서 대기하던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곽 의원실에서 입수한 지난 20일과 27일 대구시 발표 자료에 따르면 확진 판정 받은 이후 입원자로 늘었으나 확진 판정 받고도 병실이 없어 입원하지 못한 채 자가 격리된 환자는 7명(총 확진자 34명)에서 570명(총 확진자 1017명)으로 급증했다.

이를 두고 곽 의원은 "도대체 정부는 병상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 대구시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확진받게 되더라도 입원 치료를 보장할 수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전국의 음압병상이 모두 사용 중이라 타 지역에서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입원하지 못해 집에서 사망하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환자 방치 논란'까지 더해지는 모양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뉴시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뉴시스]


곽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가 격리된 확진자는 약도 받지 못하고 보건소 담당자의 관리 시간마다 걸려오는 '전화 모니터링'에 응하며 병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태다.

곽 의원은 "이러다가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병원으로 실려가게 되는데 이번 사망자가 바로 이 경우"라며 "확진 환자가 치유되거나 중증으로 바뀌기를 앉아서 기다릴 뿐, 사실상 의료진이나 의료장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를 두고 곽 의원은 "입원도 못한 채 사망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되고 있다"며 탄식을 금치 못했다.

결국 곽 의원은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실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지역구 실태 파악 자료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 중구는 27일 오전 9시 기준으로 확진자 60명 중 66.7%인 40명이 입원을 못하고 대기 중이며, 대구 남구는 26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확진자 436명 중 67.2%인 293명이 자가 대기 중이다.

문제는 병실에 입원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곽 의원은 "중구의 경우 병실에 입원하기까지 평균 3.1일, 남구는 평균 4.2일이 소요됐다"며 "증상부터 확진까지 4~5일이 걸린다는 점은 감안하면 증상이 있을 후 8~10일이 지나야 입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곽 의원은 "중국의 경우 지난달 28일 당시 사망자수가 100여 명이었는데 한달 만인 지난 27일 2715명으로 폭증했다"며 "전문가들은 사망자 급증 이유가 늘어난 환자 수 대비 병원 수용 능력 초과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곽 의원은 "대구, 한국이라고 중국과 같은 대규모 사태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의료진은 한정돼 있는데, 늘어나는 환자가 방치되면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우리 정부는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는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곽 의원은 "이미 보호장비는 부족한 상태가 됐고, 의료 인력도 파견 받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지금처럼 확진자가 증가하면 아예 치료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은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전담 의료시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게 맞느냐"며 "정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7일 오후 4시 기준 1766명까지 증가한 가운데 사망자도 13명으로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27일 오후 4시 기준 1766명까지 증가한 가운데 사망자도 13명으로 증가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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