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으로 늦춰졌던 한미연합훈련의 일환으로 대규모 상륙작전 쌍룡훈련이 실시된 지난 2018년 4월 2일 경기 평택 미8군사령부에 아파치(AH-64) 헬기와 치누크가 계류되어 있다. [뉴시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늦춰졌던 한미연합훈련의 일환으로 대규모 상륙작전 쌍룡훈련이 실시된 지난 2018년 4월 2일 경기 평택 미8군사령부에 아파치(AH-64) 헬기와 치누크가 계류되어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연합훈련을 강행하려던 한미 군 당국이 27일 결국 훈련 연기를 선언했다. 감염병으로 인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하려했지만 우리 군은 물론 주한미군에서도 부대 내 감염이 시작되자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연합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한미 동맹은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 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먼저 주한미군에 다음달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로버트 에이브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이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한미 군 당국은 연기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일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축소나 연기, 취소에 대한 관측이 나왔지만 주한미군은 24일 누리집을 통해 "주한미군이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제안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연합훈련에 관한 어떤 결정도 한미 동맹의 결정이지,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25일 미국 현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계기로 기류 변화가 생겼다. 양국 국방장관이 훈련 축소를 언급한 것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연합훈련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연합훈련 축소(scaling back)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정경두 국방장관도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박 합참의장 간에 충분하게 상황을 파악해서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병사의 코로나19 감염 소식은 쐐기를 박았다. 대구 미군기지인 캠프 워커 안 군부대 매점(PX)을 방문한 주한미군 퇴역군인의 부인(61)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어 경북 칠곡군 주한미군 기지 '캠프 캐럴'에 소속된 병사가 캠프 워커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한미군 내 위기감이 고조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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