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여야가 초긴장 상태다. 2월27일 0시 기준 확진 환자수가 1200명을 넘었고 사망자수도 12명에 달한다.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지속 여부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당장 여권 일각에서는 ‘총선연기론’도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5월 말까지라는 점에서 최대 한 달 정도 연기해 20대 의원들이 입법 기능을 수행해도 무관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연기 불가론’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반대 이유지만 아무래도 정부의 초기 대응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면서 총공세를 펼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로 삼겠다는 의도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긴급 추경 편성이다.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항공·여행업뿐만 아니라 유통·문화·예술계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경제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선거운동도 바뀌었다. 일단 민주당은 한시적이지만 대면선거운동을 제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역 의원에 맞서 경선을 치러야 하는 정치 신인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역에 얼굴을 최대한 알려야 할 정치 신인이 마스크를 쓰고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마저도 못하게 하니 조직과 인지도에서 열세인 정치신인은 설상가상이다.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을 받지 않는 이상 현역들이 대거 본선에 진출하게 생겼다. 

또한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도 총선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여당 지지층은 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주범으로 신천지를 보고 있다. 감염원에 대한 비공개와 불투명성이 전국으로 확산된 원인이라는 시각이다. 나아가 기존 보수정권 및 미래통합당과 신천지와 특수 관계가 세간에 알려질 경우 총선 판세를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 등 보수야권에서는 정부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중국 눈치를 봐 전국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중국인 입국 제한을 정부에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에 친문 저격수로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마저 ‘중국봉쇄’만 요구하는 통합당에 대해 “언제까지 신천지교편에 설거냐”가 질타하고 있다. 

필자는 여야가 코로나19 사태를 정치적 도구로 삼고 총선과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코로나19와 총선을 연결시키는 것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받은 것을 총선 마케팅으로 삼는 것보다 훨씬 죄질이 나쁘다. 

기생충 선거 마케팅 역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점에서 지양해야 하지만 국가적 영광을 선거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소 애교스러운 맛이 있다. 하지만 거의 국가적 재앙에 가까운 코로나19를 총선 선전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특히나 보수야당인 통합당이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에 따른 대정부 심판론은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코로나19의 무서움은 1% 안팎의 치명율보다 중앙 및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흔들린다는 점이 더 공포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대안 없이 정부를 압박’하는 야당이 지출을 늘려서라도 경기 침체를 벗어나겠다는 집권여당에 초당적 협력보다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한다면, 아무리 ‘코로나 총선’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다수의 유권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여당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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