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남양주병·고양병·의왕·과천 모두 영입 인재…핵심은 ‘親文’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경기도의 60개 지역구 의석은 전체 253개 지역구 의석 가운데 23.7%에 달한다. 전체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선거 때마다 판세를 좌지우지 하는, 일종의 ‘캐스팅 보트’로 작용해 왔다. 지역의 전통적인 정치색을 차치하더라도 선거에서 수도권 표심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에 따라 향후 권력의 비중이 바뀌기 때문이다. 총선까지 불과 45일밖에 남지 않은 데다 여야 모두 공천 심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략 공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법. 그래서 경기도의 전략 공천 지역 3곳을 들여다봤다.
 

4월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5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모의개표 시연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수작업을 통한 모의개표를 하고 있다. 2020.02.05. [뉴시스]
4월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5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모의개표 시연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수작업을 통한 모의개표를 하고 있다. 2020.02.05. [뉴시스]

- 경기도에서 열리는 권력투쟁 각축전…낙하산이냐 토박이냐

이번 4.15 총선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한민국의 향후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돌아 치르게 되는 중간평가이기도 한 이번 총선은 최근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와 맞물리면서 대대적으로 ‘정권 심판론’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 권력의 비중이 여야 어디에 쏠리게 되느냐에 따라 현 정부가 동력을 잃을지, 권력을 연장하게 될 것인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권 심판론’과는 반대로 ‘야당 심판론’ 또한 물밑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당초 현 정부는 출범 전부터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각종 정책을 강행 추진해 왔다. 현 정부는 그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야권 세력을 더욱 확실하게 청산하겠다는 취지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부의 입법 지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의회 권력을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지가 핵심이 된다.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갖고 있는 경기도에서 얼마나 많이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여야 모두 지략 싸움이 한창이다.

최근 선거를 앞두고 공천 심사가 한창이다. 여야 모두 당연히 예비후보 가운데 누가 더 경쟁력 있는지를 당내에서부터 평가한다. 심사를 거쳐 공천을 받게 될 경우 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는 반면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되면 당의 지원은커녕 당명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예비 후보들은 이미 공천 시작 전부터 기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예비 후보자의 인생이 걸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략 공천’은 무시할 수 없다.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될 경우 당의 대표주자로 나서게 된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 공천 지역으로 남양주병, 고양병과 의왕·과천이 선정되면서 이번 총선의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용민 변호사. [뉴시스]
김용민 변호사. [뉴시스]

 

김용민, 남양주병으로…‘검찰 개혁’ vs ‘검찰 개악’

민주당의 전략 공천 지역에 대해 알아보고자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관계자를 찾았다. 당 관계자를 만나기에 앞서 이날 중앙당사 앞에서는 남양주병의 최현덕(前 남양주시 부시장) 예비후보가 ‘낙하산 공천 반대’, ‘공정 경선’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최 예비 후보는 이날 “이미 정해진 엄격한 공모 절차를 거쳐 온 예비 후보 3명의 의사를 무시하고 입당한 지 불과 1주일밖에 안 된 김용민(41) 변호사를 당이 전략공천 한 이후 지역 당원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취임사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예비후보가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남양주병의 ‘전략 공천’ 때문이다. 남양주병이 민주당의 전략 공천 지역구로 선정되면서 기존의 예비후보가 배제됐다.

한편 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현재 남양주병은 20대 총선에서 새로 등장한 지역”이라며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당 관계자는 “현재 주광덕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이곳은 남양주 전체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성향이 상당히 높은 지역구로, 전략 공천과 관계없이 보수진영의 수성전이 될 공산이 높다”며 “이를 감안해 전략 공천 지역이 됐다고 해석하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남양주병은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의 분기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검찰 개악’으로 규정한 검사 출신인 미래통합당의 주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 개혁 위원’으로 활동했던 이른바 ‘친문(親文)’ 후보 김 변호사가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을 사이에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주 의원은 “이제 검찰 장악, 사법 독재에 맞서 저항에 나설 때”라고 말했고, 김 변호사는 “검찰개혁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남양주병이 ‘사법 대전’의 예고편이 됐다.
 

홍정민 변호사. [뉴시스]
홍정민 변호사. [뉴시스]

 

親文 낙하산?…홍정민은 고양병, 이소영은 의왕·과천

남양주병에 이어 민주당의 전략 공천 지역구는 ‘고양병’과 ‘의왕·과천’이다. 현재 유은혜(現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민주당 의원의 고양병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하다 사법시험을 통과한 후 다시금 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던 여섯 번째 영입 인재인 홍정민(41) 변호사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홍 변호사가 전략 공천을 받으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던 이상성 전 도의원은 자신의 SNS에 “일산은 낙하산 훈련장이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소개 글과 함께 “이번 선거는 전략 공천이 일반(공천), 일반(공천)이 전략(공천)인 것 같을 정도로 많이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양병 예비후보 사퇴서를 제출 후 사퇴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고양병에 대해 알아보고자 고양시의회 관계자를 찾았다, 해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양병은 기존 도시가 노후화된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이 발표되면서 도시 공동화 및 지가 하락 문제가 가시화됐는데, 문재인 정부는 이를 강행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관계자는 “게다가 교통 대책 등 기반 시설도 형편없는 상태”라며 “여야를 떠나 3기 신도시는 김현미(現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 민심을 완전히 배반한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경기연구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 등에 따르면 기존 2기 신도시의 경우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 31조 원 가운데 불과 66.6%뿐인 집행 실적으로 원활한 대중교통 수급이 안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홍 변호사가 고양병의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김미현·이동환·최국진·최성권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의왕·과천시에는 현재 권오규·한승주 미래통합당 예비 후보에 이어 4선 국회의원 이력을 지닌 안상수(74) 전 한나라당 대표가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를 두고 지난 27일 당 관계자는 기자에게 “의왕·과천의 경우 복합 지역인데다 보수와 진보 성향까지 섞여 있어 안상수 전 의원 이후 계속 엎치락뒤치락했던 특이한 지역구”라고 소개했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현역인 신창현 의원이 공천 배제되면서 여덟 번째 영입 인재인 이소영(34) 변호사가 전략 공천을 받았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와 국회에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등을 개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왕·과천은 환경에서 강점을 갖고 향후 환경에 기초한 도시발전 비전을 가진 지역으로 미세먼지 전문가인 이소영 변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선거가 ‘심판론’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야 모두 각각 ‘정권심판’과 ‘야당심판’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역구 민심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두고 볼 일이다.
 

이소영 변호사. [뉴시스]
이소영 변호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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