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공사 사장-이종인 의원, 부정거래 있었나… 미심쩍은 ‘두 번의 시험’

[양평공사 홈페이지]
[양평공사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지난해 양평공사에서 진행됐던 공개채용에서 이종인 경기도 의원의 자녀가 특혜 채용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박윤희 양평공사 사장은 이 의원의 자녀 A씨가 공개채용 과정에서 인적성 검사를 치르지 못하자 인사위원회를 소집 요청했다. 결국 A씨는 시험을 두 번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A씨의 부모인 이 의원과 박 사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건의 관계자들이 전보·발령 등의 조치가 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양평공사 사장, 재시험 인사위원회 소집 요청… A씨 ‘최종 합격’

양평공사·군청 담당자들…전보·발령 조치에 논란 증폭

양평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이종인 의원의 자녀를 부정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양평공사 박윤희 사장의 업무 핸드폰과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양평공사는 양평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 유통 사업 및 공공하수처리시설·관광·체육시설 등을 하는 지방공기업으로 지난해 공개채용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평공사는 이 의원의 자녀 A씨를 일반 8급 신규 직원으로 채용했는데, 문제는 채용 과정에서 A씨로 인해 인적성 검사가 두 번 치러졌다는 것이다.

A씨는 채용 공고를 제때 확인하지 못해 인적성검사를 치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은 인사위원회 소집을 요청했고 이에 추가 인적성시험이 진행됐다. 결국 A씨는 인적성시험을 치르게 됐고 이후 면접 등 절차를 통해 최종 합격하면서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복수 매체에 따르면 박 사장은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당시 인적성 검사 대상자가 A씨를 포함해 3명이었고 나머지 2명은 인사 담당자의 지인, 부서 내 계약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시험 일정 공고는 오후 6시 이후 게시됐고 당사자들에게 개별 연락이 닿지 않은 상황이라 정보 공유 측면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인사위원회를 소집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누구 자녀인가는 1퍼센트도 고려 안 했다”며 “A씨의 채용 절차에 관여한 부분은 절대 없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 공익신고 이미 파악… 경찰, ‘조사 중’ 

이번에 불거진 부정채용 의혹은 공익신고로 시작됐는데, 미심쩍은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양평군에서 양평공사를 상대로 감사를 시작했지만 박 사장이 이미 공익신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경찰은 공사 직원을 불러 공사 사장이 공익신고 주체와 신고 내용 등을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또한 당시 채용을 진행했던 인사 담당자는 “인적성 검사를 추가로 할 수는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다음 날 갑자기 담당자에게 전보 조치가 내려지면서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양평공사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경찰 조사 후에 공사의 입장 발표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보 조치가 내려진 직원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대표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평경찰서는 양평군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과 양평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급받아 지난달 19일 2시간에 걸쳐 군수 비서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정동균 양평군 군수의 업무용 휴대전화, 수행비서의 휴대전화와 비서실 컴퓨터 등에 저장된 자료 등을 확보했다.

감사 담당관, 중징계 통보 후 발령… “이유 알 수 없어” 

경찰은 양평공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감사 과정에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양평군 감사담당관이 지난해 자체 감사를 통해 양평공사 측에 ‘채용 절차 부적정’을 이유로 박 사장과 인사위원장에게 중징계를 통보했지만, 이후 이 담당관이 공교롭게도 최근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경찰에서 일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경찰이) 양평군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맞고, 인사이동란 확인 결과 감사 담당 공무원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난 것이 맞다. 발령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 사안이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감사를 담당한 양평군에 표적감사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부정채용 의혹을 조사했던 양평군 감사담당관과 양평공사 인사담당자가 친분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황이다. 특혜 채용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이 의원은 본지에 “지금은 경찰조사 중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억울한 부분이 많아 정리되는 대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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