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진보 분열? 정의당 ‘폭망’할 수도

'주간 박종진' 146회 캡처화면
'주간 박종진' 146회 캡처화면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했다. 여의도 국회는 물론 각 기업들 본사도 폐쇄되면서 사실상 전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각 정당에서는 공천 발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잡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 비례민주당 얘기까지 나오면서 정치판이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에서는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준석 “청와대 계신 분들에게 경고 한다”

비례민주당 생기면 ‘난장판’ ‘눈치보기’ ‘뒤통수치기’ 난무?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46회는 지난 27일 서울 퇴계로에 위치한 일요서울신문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이날 방송에는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유재일 정치평론가 나왔다.

 

미래통합당 공천

안철수 영향 있다?

 

방송 시작과 함께 박종진 앵커는 “모든 경제가 중단됐다. 여행이고 뭐고 커피숍도⋯ 특히 영화관에는 사람이 없다”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 첫 주제는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후보 1차 경선결과였다. 박 앵커는 “더불어민주당이 1차 29곳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그래도 여기는 경선으로 깔끔하게 한 것 같다”라고 평했다.

지난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선거관리위원장에 따르면 4·15 총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다선 중진 7명 중 이종걸, 이석현, 유승희, 이춘석, 심재권 의원 등 5명이 대거 탈락했다. 초·재선급에선 신경민, 권미혁 의원이 탈락하고 나머지는 생환했다.

우선 서울 성북구갑에선 3선 유승희 의원이 성북구청장 출신 김영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패했다. 경기 안양만안구에선 5선 이종걸 의원이 강득구 전 경기도 연정부지사에게, 안양 동안구에선 6선 이석현 의원과 초선 권미혁 의원(비례대표)이 박원순계 민병덕 변호사에게 각각 고배를 마셨다. 전북 익산시갑 3선 이춘석 의원도 김수흥 전 국회사무차장에게 패했다.

이종걸·유승희·신경민·권미혁 의원의 탈락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대로 물갈이가 되고 있다는 칭찬이 들리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뉴시스]

박 앵커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조대원 전 당협위원장에게 “경선(공천) 확정이 안 됐나?”라고 물었다.

조 전 위원장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준석 최고위원이 부연 설명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왜 그러냐면 지금까지 경선 확정 안 된 지역들 은 다같이 안철수 대표 쪽 눈치를 봐야 한다. 안철수 대표가 김형오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라도 안철수계 인사들 출마 가능성이 있는 곳들은 (공천이) 올 스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이태규 의원 이런 분들은 고양에 출마하고 싶다고 했다. 항공대 출신이고 그래서 고양 출마하고 싶어 했다. 청주에 김수민 의원도 일정이 이번 주말까지 늘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자 박 앵커는 “전략공천 될 수 있다는 말이냐?”라고 재차 물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 최고위원과 조 전 위원장 모두 말을 아꼈다.

미래통합당 공천위원회는 방송 촬영이 끝난 27일 밤 조대원 전 당협위원장이 공천을 준비했던 고양정에 김현아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동시에 서울 강남갑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전략 공천했고 강남병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단수공천 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청년정치인으로 서울 노원병에 이미 단수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조작?’ 청원 100만 넘은

문재인 대통령 탄핵 요구

 

방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지난 28일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 동의를 한 사람의 숫자는 100만 명이 넘었다. 그런데 탄핵 청원 참여자 숫자가 갑자기 줄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미래를 여는 청년 변호사 모임’은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 담당자 등을 컴퓨터업무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 같은 상황을 지적하며 “청와대 계신 분들에게 경고한다”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동영상 캡처한 걸 보면 숫자가 쭉쭉쭉 올라가다 뚝 내려가는 게 있다. 혹시라도 DB 건드려서 한 번에 몇 백 명씩 뺀 거라면 100% 잡아내겠다”라고 선전포고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박 앵커는 “그것도 청와대에서 조작이 가능하냐?”라고 이 최고위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과거) 몇 번 의혹이 있었지만 로우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청와대 시스템으로 특정 청원에 대한 참여 인원수를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휴대전화나 개인 컴퓨터에서 계속 새로고침을 하다 보면 일시적 오류가 생겨 과거 데이터가 뜨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으로 참여 인원이 몇 명인지 내부 전산망에 기록돼 있기 때문에 경찰 수사 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 <뉴시스>
정봉주 전 국회의원 <뉴시스>

비례민주당 창당?

이준석 “기호 1번 사수 부담”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방송에서 비례민주당과 관련해 “9부 능선 넘어갔다”라고 말해 비례민주당 창당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내부적으로는 검토를 많이 했고 이해찬 대표만 약간 부정적이라는 취지로 취재원에게 전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 입장에서는 비례 전문정당의 핵심요건은 멀티에 비례를 내보 내려면 본진이 아예 후보를 안 내보내야 한다”라며 “그 말은 본진에 비례를 위해 영입됐던 사람, 최혜영 교수 그분은 본진에 영입한 사람이다. (그런데) 본진에서 후보를 안 내고 비례로 넘겨서 멀티에서 후보를 내면 바로 비판이 나온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래한국당은 그런거 욕 먹을까 봐 아예 비례 갈 사람은 본진에서 영입을 안 했다. 태영호 전 공사 같은 사람도 지역구에 내겠다고 하고 있다. 최혜영 교수 같은 분들은 지역구 나가기는 애매하다. 본진에 있던 사람을 탈당시켜서 멀티로 옮겨서 출마시킨다는 게 상당히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입장에서 부담이 가는 게 기호 1번 사수다. 왜냐면 비례민주당을 만들었을 때 만약에 거기도 20명 정도 의원들을 못 옮기면 순번이 안 된다(밀린다). 그러다 보니까 기호 1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석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한다”라며 “지금 미래통합당이랑 의석수 격차가 곧 한자릿수로 들어올 거다 안철수계가 다 들어오면”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최고위원은 “좀 있으면 정의당이 야권 연대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유재일 평론가도 “아무 의미도 없는 걸 넘어서 정의당 폭망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지지자들이 총선에서 민주당 지역구 찍고 정의당 비례 찍던 행태가 사라진다. 정의당이 잘못 생각했다. 모양 빠지고 폭망하고 명분도 없다”고 분석했다.

박 앵커는 “경선에서 탈락한 유승희 의원, 이종걸 의원 등이 비례 민주당으로 가면 번호도 앞으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대원 전 당협위원장은 “세 사람 다 공학적으로 생각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확신이 들면 움직인다. 하지만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현재의 상황을 판단하고 원칙을 지키는 게 맞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에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할 때 수권 정당으로서 원칙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정치인은 원래 구름 위에 그림을 크게 그려야 한다”라며 “내가 민주당이라면 죽어도 정의당하고 연대하면서 비례정당 만들지 않고 계속 한국당을 꼼수정당이라고 비판할 거다”라고 말했다.

비례민주당이 창당된다는 전제하에 이 최고위원과 유 평론과는 이권다툼, 미투 등이 많이 터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득표율과 관련 “다 같이 3% 못 넘을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유 평론가는 “자유한국당 제치고 1+4 해서 선거법 통과시킨 거 아니냐. ‘엿에는 엿’으로 응수하는 거다. 그걸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비례정당에 참여하는 사람 또는 진영 간 자기사람을 심기 위한 싸움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듣던 박 앵커는 “진보가 분열되는 원인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 단초를 제공한 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비례민주당 창당 과정을 ‘난장판’ ‘눈치보기’ ‘뒤통수치기’ 이 세단어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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