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체제…문재인 정부, 철저한 내로남불·피아구분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도대체 국민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란 것이 만들어질 때, 이게 왜 고향이 아니라 북(北)을 향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 아닙니까? 그래서 ‘검찰 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겁니까?…저는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권세에는 삐딱했지만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혼과 정성을 바쳤습니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 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웅(51) 前 부장 검사가 지난 1월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 가운데 한 부분이다. 해당 글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길을 나선 김 전 부장검사를 지난 27일 만나봤다.
 

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2020.02.04. [뉴시스]
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2020.02.04. [뉴시스]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총선에서 지면 재발할 것”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1차 수사 종결권 보장…서민에게 불리해져”
“미래통합당, 소신껏 말할 ‘자유’ 있어…이는 곧 강점이자 장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선언했는데, 이를 두고 김웅(51) 前 부장검사는 지난 27일 기자에게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만 보더라도 불공정한 일이 수두룩한데, 그걸 본 국민들은 과연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하겠느냐”며 “그러니 ‘민주당만 빼고’라는 슬로건이 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검찰을 떠난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 송파갑 미래통합당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아 오는 4·15 총선에 출마한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는 결의를 내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사법 실무 인재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검사직 그만두고 정치인 꿈이 있었나.

▲ 기자도 알다시피 저는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맡아 왔다.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분명히 잘못됐다.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주장했으나 끝내 통과됐다. 당시 직을 걸고 막겠다고 했으나 끝내 막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을 진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이번 6월에 처리될 예정이었다. 바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안건 처리 이후 추진됐어야 하는데 여당이 갑자기 지난달 13일 통과시켜 버렸다. 그래서 이튿날인 14일 사직했다. 만약 6월에 통과가 됐다면 운명이 바뀌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1월16일'이 ‘공직 사퇴 시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보수야당에서 “비판만 하지 말고 안에서 싸워보자”고 연락이 왔다. 그렇게 시작됐다.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2020.02.04. [뉴시스]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2020.02.04. [뉴시스]

 

-지역구 국회의원보다는 차라리 실무 역량형 인재로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낫지 않았겠는가.

▲ 저의 말에 진정성을 담아내고자 한다. 떳떳하게 국민들에게 심판 받고 선택 받고자 한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 비례대표로 시작하게 되면 차후 당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적을 계속 바꿀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례대표라면 “당신, 국회의원 한번 해보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손가락질 당할 것이다. 진실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고자 한다. 물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진정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비례대표와 관련해 첨언하자면, 여당에서 먼저 온갖 꼼수를 다 저지르지 않았나. 대표적으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국회의장이 병원에서 재가한 것’, 헌정사 전례도 없는 ‘살라미 임시 국회’에다가 강제 사보임을 두 번씩이나 하고...그 과정에서 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시행에 따라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당연한 이치다.


 
- 결국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안이 통과돼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됐다. 중국 공안과 비슷해졌다고 하는데. 무엇이 가장 우려되는지.

▲ 바로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 재발할 공산이 커졌다. 심히 걱정된다. 권력이란, 통제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확대된다. 우리 모두 그 대표적인 사례를 목도한 바 있다. 사법경찰과 정보경찰이 결합된 우리나라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이제 중국 공안과도 맞먹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게 됐다. 초유의 사태다. 정권 입장에서 매우 유리하다. 앞서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청와대가 하명하면 정보경찰을 동원해 정보 수집 후 수사한 형태였는데, 그 과정에서 걸림돌은 바로 검찰이었다. 검찰이 경찰의 수사권 남용을 통제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개입을 못하게 만든 것이다. 검찰이 지휘권을 상실하면 또 다른 ‘울산 시장 선거개입 사건’이 발생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따라서 경찰이 지금처럼 사법적 통제를 받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민주적 통제라도 받아야 한다. 대통령 또한 이것을 하겠다고 했다.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 이미 통과된 수사권 조정안에 따른 수사기관 조정 사항은 바꾸기 어려운지? 서민들에게 가중되는 문제는 무엇인가.

▲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들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 보완책이 필요하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 형사소송법학회 등 전문가 집단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바로 ‘서민에게 불리하다’라는 것. 현재 법무법인들은 검·경 출신 변호사를 늘리고 있다.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사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법리다툼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것을 시장이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이다. 사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법조인이 개입하게 되면서 서민들은 법률 소송 비용을 더 많이 치러야 한다. 왜냐하면 검찰 수사 단계까지 가지 않고 경찰 수사 단계에서 사건 수사가 종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우기고 있다. 변협이나 형소법학회 등 전문가 집단이 인정한 사항에 대해 개혁 저항이라고 뒤집어씌우고 있다. 일종의 프레임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 법원에서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혐의가 이미 인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사실상 ‘인사학살’이라고 불리는 ‘좌천성 인사 조치’를 두 번이나 당했다. 수백 명의 검사들이 고위급 및 중간급을 가리지 않고 인사 조치를 당했다. 조 전 장관 사건 수사와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다. 그 후로도 바뀐 인사들이 수사를 또 방해했다.

하지만 검찰은 더 이상 수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에게 알리는 목적으로 공소 제기 한 것 같다. 게다가 최강욱 청와대 비서관은 본인을 기소했다면서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니...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하라고 하더니 도리어 아예 검찰총장이 죽게 생겼다. 이번 총선 때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 정말 막지 못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선거로 심판해야 한다. 오로지 그 길뿐인 것 같다.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4.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4.[뉴시스]


-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한 후 보수야권의 지형 변화로 ‘미래통합당’ 소속이 됐다. 통합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소감이 어땠나.


▲ 새로운 당이 됐다. 단지 소속 인원이 늘었다거나, 이름이 바뀌었다는 한정적인 뜻이 아니다. 바로 ‘다양한 보수’의 ‘새로운 터전’이 됐다. 그동안 ‘당신부터 인정하라’는 분위기가 관류하면서 분열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던 모습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바뀌었다. 우선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속한 기존 자유한국당은 8명의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이 요구하는 대로 새 집을 지었다. 또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 대해 ‘대단한 신뢰’라고 본다. 공관위가 그 동안의 계파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봤다.

또한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신설합당한 미래통합당의 모든 의원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통합당이라고 하는 우산 속에서 다양한 색깔이 들어있어 다양한 의견과 소신을 나타낼 수 있다.


 
-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 것으로 보이는지.

▲ 확실히 다르다. 핵심은 ‘당론’에 대한 태도 아닐까. 미래통합당에서는 제아무리 당론과 정면 대치되더라도 소신껏 의견을 표현할 자유가 인정된다. 일단 다 표현할 수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시하는, 그런 모양새가 없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말할 수 있는 ‘자유’는 바로 강점이자 장점이다. 소신껏 말할 자유가 다양한 목소리를 만들면서, 단순히 모이면서 형성되는 그런 패권주의를 벗겨냈다.


 
-최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토지공개념 문제를 언급했는데. 어떻게 보나.

▲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 체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현재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강행, 그 결과 집값이 폭등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에는 안정적이었다. 대조적이지 않나. 그런데 현 정부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있다. 정책에 실패하고서 책임지기는커녕 부동산 자체가 문제라고 한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잔뜩 섭취한 후 위염에 걸렸지만 그 원인은 위장에 있으니 위장을 없애자는 소리와 무엇이 다른가. 좋은 음식 먹고 관리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을 실패가 예견된 정책을 강행해 놓고 위 탓하면 어떡하나. 기자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었다. ‘내로남불’이자 ‘피아구분’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지금 청년들이 돌아선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지독한 ‘내로남불’과 철저한 ‘피아구분’에 근거한다고 본다. 현 정부에서 하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조국 사태’ 국면에서 불공정한 일이 조국 일가에 있었는데 ‘일반인들도 그 정도는 다 할 수 있다’, ‘자신들이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 그걸 보는 청년들 심정은 어떻겠나. 그래서 화가 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분명히 경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청와대 하명수사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권력 기관을 잡고 권력을 부당하게 행사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다. 그러니 ‘민주당만 빼고’라는 슬로건이 등장한 것 아니겠는가. 이번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이런 일들이 더 많이 공공연하게 일어날 것이다. 현 정부의 폭정을 막아야 한다. 그래서 보수야권도 힘을 모으고 있다고 본다. 반드시 총선에서 이겨야만 한다. 이제 국민들의 몫이다.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0.02.04.[뉴시스]
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0.02.0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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