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3시 기준 외교부가 밝힌 한국발 입국 금지 국가 그래픽. [뉴시스]
지난 2일 오후3시 기준 외교부가 밝힌 한국발 입국 금지 국가 그래픽. [뉴시스]

[일요서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에 빗장을 거는 국가와 지역이 8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2일 오후 7시를 기준으로 한국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지역은 82곳으로 집계됐다. 오전 9시 기준 80곳에서 뉴질랜드와 러시아 사할린주가 추가됐다.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유엔 회원국(193개국)을 기준으로 42%에 달한다. 지난달 23일 13곳에 불과했던 입국 제한 조치는 일주일 만에 6배 가량 급증했다. 다만 주말 사이에 입국 제한국 급증세는 다소 주춤해졌다.

현재 입국 전 14일 이내에 한국 등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와 지역은 모두 36곳이다.

터키는 전날부터 체류허가 없이 한국 등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특히 터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전날 0시부터 한국과 이탈리아, 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터키에서 출발하려던 한국인 230여명, 그리스발 환승객 20여명, 이집트발 환승객 10여명 등 26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180여명은 1일(현지시간) 대체 항공편으로 출발했고, 80여명은 이스탄불 시내 소재 호텔에 대기하면서 대체 항공편을 통해 이날 저녁 출발할 예정이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동지역에서도 속속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막고 있다. 레바논과 바레인, 사우디,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쿠웨이트가 코로나19 확산 금지에 나섰다. 보건 위생 인프라가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 5곳도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 금지 대열에 동참했다.

아시아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많은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을 비롯해 마이크로네시아, 말레이시아, 몰디브, 몽골, 비누아투, 베트남,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투발루, 피지 등이 한국발 외국인 입국을 막았다.

뉴질랜드와 러시아가 합류하며 검역 강화와 격리 조치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와 지역은 46곳으로 늘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이탈리아 북부에서 입국하는 경우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돌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사할린주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검사 및 설문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증상이 확인되면 21일간 시설 격리 및 치료를, 무증상 시에는 14일간 자가 격리 원칙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산둥성과 랴오닝성, 지린성 등 14개 성·시가 한국발 항공기에 탑승 내·외국민을 대상으로 14일간 자가 격리 또는 호텔 격리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체 26개 성·시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한 셈이다.

이 밖에 대만, 라오스, 마카오, 인도, 태국, 멕시코, 에콰도르, 불가리아, 영국,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카타르, 튀니지, 케냐 등에서도 한국발 입국자 등에 대해  최소 14일에서 최대 24일까지 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 고위험 국가에서 들어오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출·입국시 의료 검사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우리 국민에 대한 출·입국 심사가 까다로워질지 우려된다.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높은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정된 국가 또는 국가 내 지역으로부터 오는 여행자는 탑승 전 검사를 받는 것은 물론 미국에 도착했을 때에도 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국과 이탈리아 등이 대상으로 발열 검사와 건강상태 문진 등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3단계 '여행 재고'로 격상했다. 특히 대구지역에 한해서는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를 내린 상태다.

한편 정부가 전세계 재외공관을 통해 투명하고 공개적인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 입국 제한 조치에 강력히 항의하며 조치를 완화하는 국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몰디브는 당초 지난달 28일부터 대구, 경상도, 부산, 서울, 경기 등 한국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외교 채널간 협의를 통해 시행을 오는 3일로 늦추고, 서울발 항공기 승객에 대해서는 입국금지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한국, 중국 등을 방문한 경우 전면적 입국을 금지했다가 관광 비자가 아닌 취업, 사업, 상용, 가족방문 등 및 거주증 소지자는 입국이 가능토록 했다. 가봉은 지난달 29일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계획을 세웠다가 외교 채널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14일간 지정 병원에 격리로 변경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지난 1일 한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잠정 중단하려다 주 1회 유지하는 것으로 바꿨다.

외교부는 현지 사정과 개인의 여행 및 활동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급적 여행을 재고하거나 연기해 달라고 권고했다. 전세계 각 국가·지역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 현황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www.0404.go.kr/dev/newest_list.mofa)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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