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코로나19)’의 발병 원인과 확산을 보면서 한국인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할 두 가지 교훈을 얻게 된다. 하나는 우리나라 국민도 중국인과 같이 보신용 희귀 야생동물 섭취에 빠져든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국민도 권력의 부정과 비리에 과감히 맞서 싸우지 못하는 유교 문화적 배경을 공유한다는 교훈이 그 것이다.

일본 야마나시가쿠엔대학(山梨學院大學)의 중국계 경제학자 ‘량 이젱’ 교수는 우한 폐렴 발병과 확산 원인에 대해 흥미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량 교수는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발병하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주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로 그는 중국인의 보신용 야생동물 섭취 습성을 들었다. 이어 둘째로는 중국인이 권력의 부정·비리에 맞서서 고발하기를 두려워 한다는 유교문화의 특성을 지적했다.

량 교수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희귀 동물과 희귀 식물의 기적적인 건강 효과를 과신하는 습성이 신앙만큼 강하다고 한다. 중국적인 ‘식습관 문화’라고도 한다. 중국인들은 희귀 동물이 남자에게는 정력을 강화시켜 주고 여자에겐 다산(多産)과 미모의 윤기를 더 해준다고 믿는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동물을 날것으로 섭취해야 더 효과적이라고 보며 겨울철이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박쥐, 뱀, 소와 말의 생식기, 곰의 쓸개, 호랑이 뼈 등을 보신용으로 섭취한다. 중국의 2002~3년 사스(SARS)와 이번 우한 폐렴도 겨울철에 발병했는데 시기적으로 희귀 동물들을 즐겨먹는 겨울철과 일치한다. 사스와 우한 폐렴은 박쥐의 바이러스(병원체)에서 발원됐다. 우한 폐렴의 발병지인 우한의 ‘화난 해산물 도매시장’에서도 박쥐 등 희귀동물들이 거래된다는 데서 이 질병이 희귀동물 섭취와 관련돼 있음을 엿보게 한다.

량 교수는 우한 폐렴 확산의 또 다른 원인으로 중국인이 비리와 불의 고발을 꺼리는 전통적 유교문화를 지적한다. 중국에서는 기원전(B.C) 6세기 유교 창시자인 공자(孔子) 시절부터 불의에 맞서 고발하는 자에게 참혹한 보복이 가해졌다. 

공자가 아끼는 제자 ‘루 지’는 영주들 간의 권력투쟁에서 권력 찬탈자를 비판했다가 처형당해 난자당했다. 그 후 공자는 난자된 고기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3세기의 중국 철학자 ‘강 리’는 “나무가 숲속에서 우뚝 솟아나면 폭풍우에 꺾인다”고 했다. 남 보다 앞장서서 나서지 말라는 경고였다.

우한 폐렴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전염되고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중국 공산당은 초기 우한 폐렴 확산을 은폐시켜 날로 악화시켜갔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은 공산당의 채찍이 무서워 입을 다물고 침묵했다. 부정·불의 고발을 두려워하는 유교문화 탓이라고 한다. 물론 21세기 현대 중국인들의 문화의식은 기존의 유교문화와는 다르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국인들도 유한 폐렴이 확산되는데도 공산당의 가혹한 보복이 두려워 극소수를 빼고는 침묵했다. 중국인들의 유전자(DNA) 에는 고발 보복에 떠는 유교문화의 DNA가 박혀있음을 반영한다.

우한 폐렴의 발병과 확산 원인을 추적해 보면서 한국인들이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한국인도 중국 사람처럼 희귀 야생 동물이나 식물을 질병 치유나 건강증진 보약으로 믿는 경향이 높다. 물론 일부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스와 우한 폐렴의 바이러스가 모두 희귀 동물에서 발원했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또한 우리 국민에게도 유교문화의식이 잠재해 있어 부정·불의에 맞선 고발을 비굴할 정도로 두려워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보복이 무서워 부정·불의 고발을 주저한다면 그 부정·불의는 우한 폐렴처럼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간다. 우한 폐렴 발병과 확산이 한국인에게 주는 값진 두 가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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