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뉴시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뉴시스]

 

[일요서울] 미군이 2월 29일 체결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의 휴전 협정에도 불구하고 3일(현지시간) 탈레반에 공습을 가한 데 대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몇 시간뒤의 상원 청문회에서 “평화협정의 결과는 여러가지 요소의 복합성(mixed)을 가졌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그러면서도 탈레반은 평화협정 내용의 대부분을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이 탈레반 진영에 공습을 가하고 교전을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탈레반과의 휴전을 언급하면서 회담결과에 대해 “탈레반 대표와 대단히 훌륭한 회담을 가졌다”고 밝힌 직후였다.

이 공습은 탈레반이 미군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병사들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인데 대한 대응 공격이었다고 미군측은 밝혔다. 탈레반에 대한 이번 공습은 11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말하면서 탈레반이 모든 군사공격을 멈추고 싶어한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군과 탈레반의 협정 자체가 허약하기 짝이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미국 쪽에서 평화협정을 지키고 이를 실천할지 안할지 조차도 매우 불투명한 상황임이 이번 공습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에스퍼 국방장관은 4일 상원의 소위원회에서 “탈레반은 미군이나 미 동맹군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음으로써 조약 준수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력사용이나 폭력을 유지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단체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다. 탈레반 내에도 강경파와 유화파가 존재하고, 그들 역시 그 문제로 서로 씨름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와 함께 출두한 다른 국방관리들도 4일 있었던 미군의 폭격은 지난 이틀 동안 탈레반이 아프간 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한데 대해 미군이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도하에서  29일 미군과 탈레반의 평화협정의 서명이 이뤄질 때 에스퍼 장관은 카불에서 아프간 정부군 사령관들과 함께 있었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협정서에도 미군이 아프간 군의 방어를 위해 작전을 할 수는 있도록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정부가 빠진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협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프간군을 위한 우리의 방어는 계속한다는 것, 아프간을 위한 미국의 헌신도 계속된다는 것을 나는 약속했다”고 말했다.

평화협정의 내용에는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 사이에서도 휴전 협상과 포괄적인 전투 중지 회담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과 미군은 다음주 쯤 아프간에 있는 4000명의 미군을 철수시키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 대신 미군과 동맹군의 철수나 감축에 대한 댓가로 탈레반은 이번 협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알 카에다를 비롯한 다른 테러 단체와의 연결을 끊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다.

하지만 탈레반의 아프간군 공격은 아프간 정부가 지금까지 합의한 탈레반 포로 수천명의 다음 주내 석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발생한 국지전이 미국과의 협상파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미군측 주장이다.

더욱이 합의안 이후에 미군이 방위작전이나 대 테러작전을 전면 중지한다는 약속은 한 적이 없으며, 스코트 밀러 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령관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든지 공격 명령을 내릴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그런데 탈레반측은 아프간 정부에 대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아프간 군에 대한 공격의 수위와 횟수를 늘렸고 미군도 지난 48시간의 상황을 판단해서 선제 공습을 한 것이라는 얘기다.

에스퍼장관은 이에 대해 현재 미국의 평화회담 대표들이 아직 카불에 있으며 “그들이 이번의 사태를 다시 잘 봉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탈레반의 공동창시자이자 카타르에 본부를 둔 탈레반의 대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트럼프대통령이 묘사한 것에 비해 대단히 소극적인 태도라는 것을 보고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그의 관계가 “대단히 좋다”면서 탈레반이 먼저 전투중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회담을 원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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