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하던 이해식’, 변치 않고 꾸준히 하던 대로 하는 게 최상의 전략”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중앙 정치의 ‘리얼한’ 현장에서 국민과 소통해 온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당내 경선에서 3선 중진 심재권 의원을 꺾고 서울 강동을에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 대변인은 구청장을 세 번 맡으며 강동구의 살림을 살뜰히 돌봐 왔다. 이번에는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동을에 출마하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일요서울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총선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동을에 출마하는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일요서울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총선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강동구의원→서울시의원 재선→강동구청장 3선…21대 ‘국회의원’ 도전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서울 강동을에서 공천을 확정 받고 분주히 선거 활동을 하고 있다. 일요서울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그를 만나 21대 총선에 임하는 포부를 들었다. 다음은 이 대변인과의 일문일답이다.

-강동구의원, 서울시의원, 3선 강동구청장을 거쳐 강동을 국회의원으로 도전하는 소감은.
▲내가 선거를 참 많이 치렀다. 그렇지만 선거는 항상 치를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다. 아무래도 ‘시험을 본다’는 차원을 떠나 ‘주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상당히 떨리고 숙연해지기도 하는 게 바로 선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거 준비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인터뷰를 할 당시 우리 당, 정치권 전체에서 청년 국회의원을 길러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전략적 과제지만 나와 같이 지역에서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이렇게 한 계단씩 쌓아 온 사람들을 그만큼 많이 육성하는 것도 정당의 전략적 과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씀드렸다). 만일 내가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이 같은 경로를 거친 이들을 조금 더 많이 양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다만 언제나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만 받는 것은 아니다. 채찍질도 받는다. 그런 사랑과 채찍질이 모여 이번 선거의 성패를 가늠할 것이다. 내가 걸어온 길, 그리고 강동에서의 활동을 총체적으로 평가받는다는 마음으로 총선에 임하고자 한다. 

-당내 경선에서 3선 현역 심재권 민주당 의원을 누르고 공천을 확정 받았다. 공천을 확정 받게 된 본인만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진정성이 나의 유일한 자산이자 최대의 무기다. 전략은 나의 진정성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한 실행 계획일 뿐이다. 지난 10년의 구청장 재임 동안 이런 자세로 구민 한 분 한 분 정성을 다해 만나고, 얘기를 듣고, 이해하기 위해 애써 왔다. 또 함께 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이러한 나의 이력이 나에게 커다란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역을 다닐 때마다 느끼게 된다. 

많은 분들이 제가 무엇을 하겠다고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제 삶의 이력만으로도 믿음을 주고 계신다. 처음엔 선거 구호를 ‘알아요 믿어요’라고 썼다. 나의 진정성을 알고 믿어주는 구민과의 교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운동 과정에서 이 말조차 불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그냥 ‘구청장 하던 이해식’, 즉 내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변치 않고 꾸준히 하던 대로 하는 게 최상의 전략이다. 

-구의원, 시의원, 구청장 등 오랜 시간 강동을 위해 헌신하는 이유는.
▲나는 20대 말이던 1992년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 지역에서 1995년 강동구의원에 당선되고, 이어 서울시의원 재선을 했다. 사실 당시에는 나 자신의 정치보다는 정치적 스승인 이부영 의원의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이후 2008년 보궐 선거에서 당시 서울의 최연소이자 유일한 민주당 구청장으로 당선된 것이 정치적 소명의식이 깊어진 계기가 됐다. 구청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구의 살림을 꾸려가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느끼게 됐다. 

구청장직을 대과(大過)없이 잘 마치면서 ‘이러한 소명의식을 발전시켜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강동구를 위해 봉사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나는 지금까지 30여 년을 강동에서 살아 왔다. 강동은 내 두 아이들의 고향이고, 내가 공직에 봉사할 수 있는 직분을 준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내게 인간적 성숙과 성장의 시간을 만들어 준 제2의 고향 같은 곳에 나의 열정과 능력을 모두 바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지역민과의 교감이 느슨해질까 하는 우려는 없었나.
▲2018년 6월말 강동구청장 임기를 마치고 2달후 쯤 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같은 해 8월에 있었던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내가 이해찬 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됐고, 당 대표에 선출된 이후 당직을 배치하는 과정에서 내가 대변인을 맡겠다고 나섰다. 보다 폭넓은 중앙정치의 경험과 언론과의 관계를 넓히기에 적절한 당직이라고 생각했다. 

대변인직을 맡은 이후 각종 논평, 당대표 수행, 당의 각종 회의 참석 등 구청장만큼이나 바쁜 나날이 계속됐다. 지역에서 만나는 주민들이 얼굴에 살이 쏙 빠졌다고 걱정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대변인이 되고 말이 험해졌다고 비난을 하는 분들도 더러 만났다. 당을 대신해 정치적 입장을 표현해야 하는 대변인의 숙명이다. 

이 과정 자체가 지역 주민의 나에 대한 평가이자 소통의 과정이었고, 나에게는 말의 엄중함과 공인의 자세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단련의 시간이었다. 

-강동을의 숙원 사업 등 지역 현안과 이에 관한 공약은.
▲천호동, 성내동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도심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도시재활성화사업이 최대의 과제이자 장기적 숙제이다. 이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게 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의지를 우선적으로 반영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각종 계획과 입장을 조정해야 하며, 강동구청의 주도권을 관철시키는 링커(linker·연결자) 역할이 이제 내 임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청장으로서 10년 경험을 통해 지역의 사정을 잘 알고, 서울시의원과 민주당 서울시당 사무처장을 거치며 서울시의 의사 결정 구조를 꿰고 있으며, 여당의 주요 당직자로서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진다는 것이 내가 강동에 기여할 수 있는 근거다. 

강동구민이 선거를 통해 위임해 준 권한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나의 스펙이 아니라 강동구민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도구로서 어떻게 쓰일지 주민의 뜻에 따를 뿐이다. 

-공천 경선 과정을 거치며 당내에서 작은 잡음이 들려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천을 두고 ‘친문 공천’ 아니냐고 비판하는데.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동안 해당 지역에서 나름대로 활동해온 분들이 있을 텐데 그 정도 소란이 없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국정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던 분들이 선거를 통해 그 공과를 평가받는 것이 문재인 정부에 격려 또는 채찍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민심의 뜻으로 새기고 오만해지지 말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들어야 할 것이다. 

-총선 국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여당에게 끼치는 영향은.
▲코로나19 사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야당이 이것을 계속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거에 불리하지 않겠느냐’라고 예측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코로나19 사태에는 여야가 없다.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모두 겪는 불안이고 두려움이다. 이것을 공동의 힘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극복할 방도가 없다. 지금은 정부를 믿고 국민이 단합해 나가야 한다. 서로 분열하고 의견을 가르려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에서의 유불리를 떠나 큰 폭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겪는 두려움과 공포를 빨리 해소시키기 위한 정치권의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해관계를 벗어나 최선을 다한 방역과 치료 체계의 확립과 실행으로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게 유일한 목표이자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총선의 유불리와 관련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적 돌봄과 국민 안전 대책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상 중인 공약이 있다면.
▲물리적, 사회적 거리를 넓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평상시에 우리 사회를 지탱해 왔던 연대의 틀인 사회 안전망이 느슨해지고 있다. 노인 어르신, 장애인, 빈곤층 등 취약 계층이 커다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번 경험에 기초해 긴급구호대책을 보완하고, 의대 정원 확대 등을 통해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지역 유권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실한 변화’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 ‘확실한 변화’는 예측 가능한 변화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에 이르는 길을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변화로 인해 오히려 삶이 불확실해지고, 불안이 커지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확실한 변화’는 눈에 보이는 변화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는 변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분이 반발하지 않고,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변화’는 내 삶을 바꾸는 변화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과 행복에 실제로 보탬이 되지 않는 변화는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이 ‘나답게 사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만드는 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차근차근, 그러나 확실하게,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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