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2.26. [뉴시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기자간담회 모습.[뉴시스]

 

[일요서울] 미래통합당은 7일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김재원 정책위의장을 험지인 서울 중랑구을 2인 경선으로 재배치했다.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의 현역의원인 박명재 의원은 '컷오프(공천배제)'했으며 유례없는 경선 동점 사태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을에 대해서는 재경선을 실시키로 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구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수도권의 경우 서울 중랑구을에서 김 정책위의장이 윤상일 전 의원과 2인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 정책위의장은 전날 경북 상주시군위군의성군청송군 공천 심사에서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 단수 추천됨에 따라 컷오프된 것으로 보였지만 서울 험지 경선으로 재기의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19·20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를 거둔 곳이어서 통합당에는 험지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본인이 오래 전부터 서울의 험지에서 출마를 시켜달라는 요구를 했다"며 "(공천) 면접을 보기 전에 이미 본인이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랑구갑에서는 안철수계 출신인 김삼화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이곳에서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일전을 치르게 됐다.
 
당초 강남에서 지역위원장 활동을 했던 김 의원은 당을 옮긴 뒤 경기 고양시병에 지원했지만 지난 5일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이 단수추천됨에 따라 컷오프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 중구성동구갑에서는 비례대표 출신인 강효상 의원과 친이계인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강남갑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간 3인 경선이 결정됐다.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준비해 왔던 강 의원은 최근 대구·경북(TK) 대신 서울 강북의 험지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통합당은 경기 안산시단원구을에 박순자 의원의 단수 공천도 결정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 의원은 위원장직 사퇴 거부로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공천 탈락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자신의 지역구 그대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여러가지 논의 끝에 이런 저런 것을 여기서 감안해서 종합 검토한 것"이라며 "공천을 해야 될 만한 분이니까 공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시단원구을은 현재 민주당에서 젼략선거구로 지정된 곳으로 '조국백서' 필진인 김남국 변호사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김철민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시상록구을에서는 홍장표 전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으며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시병은 석호현·임명배 후보가 경선을 치른다.
 
TK의 경우 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에서 김병욱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문충운 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의 2인 경선이 결정됨에 따라 지역구 현역인 박명재 의원은 컷오프됐다.
 
김 위원장은 73세인 박 의원의 컷오프에 대해 "역할을 참 잘한 분 중에 한분인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연령만 갖고 우리가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북구에서는 지역구 현역인 김정재 의원이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경남 진주시갑에서는 현역인 박대출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강원 원주시갑에서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춘추관장 등을 지낸 박정하 후보가 단수로 공천장을 받았다. 원주시갑은 현역의원인 통합당 김시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통합당의 험지인 호남 지역에서는 광주 서구갑에서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전북 전주시을에서 이수진 전 전주대 객원교수, 전남 나주시화순군에서 최공재 영화감독이 각각 단수공천됐다.
 
통합당은 이날 3개 지역구에 대한 경선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서울 용산구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주중한국대사를 지낸 권영세 전 의원이 3인 경선에서 조상규 변호사, 황춘자 전 당협위원장 등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용산구의 현역의원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민주당 소속인 진 장관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불출마에 따라 민주당은 용산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해 아직 후보자를 내지 않은 상태다.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경기 의정부시을에서는 이형섭 전 당협위원장과 국은주 전 도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받았다. 민주당은 이곳에서 김민철 전 지역위원장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상태다.
 
특히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지역구 현역인 박성중 통합당 의원이 맞붙은 서울 서초구을은 경선에서 동점이 나와 후보자가 가려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에 통합당은 재경선을 결정했다. 두 사람은 50.0% 동률로 소수점 한자리까지 같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소수점 첫 자리까지 같은 것은 아마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한다"며 "전례가 없는 일로 아주 특이한 경우"라고 했다.
 
그러나 박 의원 측이 공지선거법상 동률 득표시 연장자 우대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공천 잡음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거법 188조는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지역구에서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 다만 최고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의원 측은 당헌·당규에 경선 동점자에 대한 처리 규칙이 없는 만큼 상위법인 선거법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통합당 공관위는 당헌·당규에 규정이 없는 예외적 사례에 대해서는 공관위가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입장이다.
 
공관위는 강 전 수석과 박 의원에게 추후 구체적인 재경선 일정을 개별 통보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통합당은 경기 광명시갑에 양주상 전 성균관데 총학생회장을, 남양주시을에 김용식 당 중앙위원회 청년분과 부위원장을 각각 우선 추천키로 했다.
 
경기 용인시을에 대해서는 김준연 전 당협위원장과 이원섭 전 외환딜러의 경선을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공천 마무리 시점과 관련해 "이 정도면 거의 마무리가 돼서 내일부터는 몇 군데 (결정을) 못한 곳이나 또 추가로 발생하는 곳을 중심으로 한다. 큰 산맥은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선거구 재획정안의 국회 통과로 일부 지역구가 수정된 데 따른 공천 재조정과 관련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몇 가지 관련해서 질의할 게 있다. 답을 받아 보고 변동이 있으면 (공천에도)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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