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AP/뉴시스]
김광현 [AP/뉴시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새 둥지를 튼 김광현이 스프링캠프에서 순항하고 있는 듯하다. 

김광현은 2020 시즌 시범경기에서 매 경기 호투하고 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즈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2이닝을 던져 3피안타 무실점했다.

3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외신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P 통신은 얼마전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한 김광현이 이날 투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김광현이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효과적인 여러 구종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선발 경쟁을 하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는 분명 고무적인 멘트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김광현이 ‘오버페이스’하고 있다고 걱정한다.

제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는 시범경기를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플레이오프에서나 볼 수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다 시즌 중 부상 또는 체력 저하로 시련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체력 저하는 결과적으로 제구력 약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광현은 투구 동작이 매우 역동적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체력적인 문제점이 대두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2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첫 시즌은 적응기로 삼고 2년 차인 2021년에 마음껏 던져도 괜찮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에 연연하지 말고 불펜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면서 체력도 비축하는 게 본인 자신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초반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김광현은 과거 일본 대표팀에 의해 구질이 간파된 적이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2-14로 충격의 콜드게임패를 당했을 당시 김광현은 선발로 나서 1⅓이닝 동안 7피안타 3삼진 2볼넷 8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일본 타자들은 마치 답안지를 보고 나온 수험생처럼 김광현의 슬라이더만 골라 노렸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김광현에게 '일본킬러'의 명성을 가져다준 대표적인 구질로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경기에서 일본을 농락한 바 있다. 그러나 간파된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그야말로 동네북 신세였다.

메이저리그는 일본보다 한 수 위인 곳이다. 

지금은 처음 보는 김광현의 투구에 익숙하지 않은 탓으로 김광현이 호투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정규 시즌에 돌입하게 되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김광현이 시범경기에서부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으로 보여줄 필요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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