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힘없는 삶을 위한 주역 공부] 저자 강기진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한때 비과학적인 미신이라고 터부시해왔던 주역은 사실 인류의 집단 지성이 쌓은 빅데이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주역은 현존하는 어떤 책보다도 과학적인 기록이며 고대인들이 인간 사회의 변화를 관찰하며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데이터 그 자체다. 저자 강기진의 신간 ‘막힘없는 삶을 위한 주역공부’는 갑골문 연구를 비롯한 인류 역사학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활용해 주역에 담긴 변화와 발전의 원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우리의 일상에 적용하여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책에서 저자는 중국의 은, 주 시대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 누가, 왜 , 어떻게 주역을 만들었고 주역의 본질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 준다. 쉽게 말해 주역은 점을 통한 예측으로 나라를 통치했던 고대 점인집단이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점친 기록을 보관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긴 대용량의 데이터를 정리해 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변화를 64개의 패턴으로 나누고 각각의 패턴은 다시 여섯 단계인 6효를 거친다고 본다. 수천 년 동안 맞아떨어진 점괘를 모아 여러 가지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패턴을 만들다 보니 문장은 점점 압축적이며 추상적인 형태를 띠어갔다. 점의 예측력이 곧 권력이었던 점인들에게 주역은 일반인들은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해 난해한 과정을 거쳐가기도 했다. 주역이 극도로 정제된 형태로 과도한 상징성을 갖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역은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는 자신을 위한 공부라고 보면 된다. 공자는 만년에 죽간을 엮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기도록 주역에 심취해 있었다고 전해지며 주역의 내용 이해를 돕는 ‘역전’ 10편을 집필하기도 했다. 율곡 이이와 이순신 장군이 주역 공부를 즐긴 것을 넘어 이해하기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 일화가 있다. 이처럼 주역은 개인의 성공을 이끄는 처세서이자 자기 성장과 자아의 성취를 이루는 수양서 역할을 해 왔다. 실제로 주역에는 크고 작은 부를 쌓는 법부터 조직을 구성하는 법과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법, 인연을 맺어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크고 작은 일에 대한 해법을 담고 있다. 

책에서는 우선 주역이 어떤 학문이며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그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러준다. 주역이라는 거대한 산을 멀리서 조망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공부로 이겨내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여행길의 지도이자 안내서라고 보면 된다.

저자는 주역이 비과학적인 미신을 담은 책도 아니고 우주의 신비를 담은 초현실적인 고대문명의 유산도 아니라고 전한다. 단지 선조들이 후손에게 남긴 조언이자 세상살이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주역은 주인공이 인생의 여행길에서 온갖 일들을 겪으며 자기 성장을 이뤄가는 성장 스토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점에서 주역은 선재동자의 여행을 담은 화엄경이나 크리스천의 여행을 담은 천로역정과 맥을 함께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시기에 쓰인 3대 종교의 관련 서적이 모두 여행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채택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는 아마도 인생의 본질이 여행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주역을 통해 도를 익힌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효과는 막힘없는 삶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고 전했다.

저자 강기진의 본명은 강병국이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양사상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며 강연과 집필활동을 진행 중이다. 동양사상의 양대 축인 유교와 도교가 모두 주역이라는 학문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풍성한 통찰로 인생 여행길의 지도와 안내서 역할을 해 준다고 느끼는 내용들을 책에 담아 ‘주역독해’, ‘ 통행본 주역과 백서 주역 괘명의 의미 비교 시론’, ‘ 필사본 행약구급방’들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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