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법인 미래의료재단 박익형 이사 건강진단 제대로 알자(17) ]


피로감을 느꼈을 때 병원에 가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답 대신 피식 웃을 것이다. 병원은 물론 약국조차 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암의 조기진단이 어렵다. 단순한 피로감이 간암의 증상은 아니겠지만 간암 환자들이 첫 번째 느끼는 증상이 바로 피로감이다. 피로감은 간질환의 공통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유독 피로를 많이 느낀다면 반드시 간암의 발생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며칠 전 45세 직장인 이 모씨가 본원을 찾아왔다. 그는 갑자기 체중이 4kg이 줄었으며 윗배에 통증을 호소했다. 불행히도 검사결과 그는 간암이었다.
간암의 초기증상이 바로 피로감이며 두 번째 증상이 갑자기 체중이 3~5kg감소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오른쪽 윗배 부위에 간혹 통증이 있으며 식욕이 떨어지고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심해진다. 그러다 간암으로 황달이 오게 되면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이렇듯 이 모씨는 간암의 첫 번째 증상을 무시하고 두 번째도 무시했다. 세 번째 증상이 나타나자 뒤늦게 병원을 찾았지만 간암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황달이 오기 전이었고 절제술을 받을 수 있어 위험은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도 이 모 씨처럼 수술이 가능할 때 찾아오면 그나마 낫다. 어떤 사람들은 병의 초기증상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돼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기도 한다. 만약 그럴 경우 치료는 더욱 힘들어지며 비용도 부담스럽다.
간암을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병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맞고, C형 간염은 백신 접종이 없기 때문에 문신이나 마약, 주사 등으로 감염되지 않게 주의해야한다.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흡연을 삼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B형 간염보균자와 감염 환자들은 정기적인 검진도 필요하다. 복부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검사 시기는 B형 간염보균자는 1년에 1회,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는 6개월에 1회, 간경변증 환자는 2~3개월에 1회씩 정기적으로 검사해야한다.
그러나 B형 간염보균자와 감염 환자만 정기검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암의 원인을 통계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간암 환자 70%가 B형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10%는 C형 만성 간질환과 연관된다. 하지만 알코올성 간질환과 연관된 경우도 10%이며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10%를 차지하는데, 비만 등과 관련된 지방 간염이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다. 게다가 간암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보균자이든 아니든 조기 검진은 필요하다.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에서 항상 순위권 안에 꼽히는 간암,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야한다.
문의 : 02)54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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