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민주당은 미쳤다. 기어이 금태섭 목을 쳤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후보 공천에서 현역인 금태섭 의원이 탈락하면서 당 안팎에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서울 강서갑 지역에 금 의원이 탈락하고 강선우 전 부대변인을 공천했다고 발표했다.

강서갑은 이번 총선에서 관심이 집중된 지역구 중 하나였다. 금 의원은 공개적으로 당내 검찰 개혁 입법 등에 반대하면서 친문(親文·친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문(非文·비문재인)’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특히 금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도 반대하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출당 요구까지 확산됐다.

이번 총선에서 강서갑 지역구는 ‘조국 프레임’이 걸리기도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하며 금 의원을 “빨간 점퍼를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고 저격해 논란이 일었다.

결국 정 전 의원은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조국 백서’의 저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이 지역 공천을 신청하면서 다시 한 번 ‘조국 내전’ 양상이 벌어졌다. 금 의원은 김 변호사를 향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수는 없다”고 공격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 지도부는 교통정리를 통해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에 전략공천하기로 하고 이 지역에 추가 공모한 강 전 부대변인과 금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결국 경선에서 강 전 부대변인이 현역인 금 의원을 이기자 당내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비문 의원들 사이에서는 “친문 당원들이 똘똘 뭉쳐 금 의원을 탈락시켰다”면서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캐스팅보터가 될 중도 성향 유권자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수도권의 한 비문 의원은 “강서갑은 정봉주, 김남국을 거치면서 완전 반문 핵심이 돼버렸다”며 “친문 당원들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도권 선거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거가 너무 극단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도 “충격적이고 참담하다”며 “열린 중도층들이 우리당을 어떻게 보겠느냐 그런 걱정이 된다. 금 의원 정도의 다양한 의견을 포용 못하는 폐쇄적인 정당으로 비춰질 게 아니냐”고 했다.

이 의원은 “금 의원이 의정활동 능력이 떨어진다면 모르겠지만 의정활동도 성실하게 잘하지 않았느냐”면서 “우리당이 그런 (다른 의견도) 포용한다는 것을 보여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미쳤다. 기어이 금태섭의 목을 쳤다”며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아마 막대기에 ‘조국 수호’라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의원들이 의견 없는 130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건 이 때문이다. 괜히 다른 소리 했다가는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당하다 결국 이런 꼴이 된다”며 “홍위병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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