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호 위원장
강창호 위원장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의 수치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국회법을 위반해 가면서까지 반 년째 표류하고 있다. 월성1호기는 약 7,000억원의 설비 보강을 완료하고 2022년까지 계속운전될 원전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께서 2017년 6월에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멀쩡한 월성1호기를 세월호에 빗대어 최대한 빨리 조기 폐지하겠다 발언한 후, 한수원은 2017년 5월부터 예방 정비를 사유로 1년 넘게 세워 두었다. 이후 한수원은 2018년 6월에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이 있은 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여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사유로 월성1호기 조기폐지 안건을 의결하였다. 

 더욱이 최근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한수원은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를 총 4번에 걸쳐 수행하였는데, 평가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경제성이 축소되었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한수원의 자체 분석 결과 4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였으나, 문재인 정부의 조기폐지 요구 이후 한수원은 지속적으로 판매단가와 이용률을 낮게 가정하여 경제성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재평가하였다. 

그럼에도 2018년 3월에는 계속 운영이 3,707억원의 경제성을 갖는다고 평가되었으나 숨겼다. 2018년 5월에는 회계법인이 1,778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여 보고하자 다시 숨기게 된다. 최종적으로 이사회에 보고된 월성1호기 경제성은 224억원까지 축소되었다.

 또한 한수원은 여러 번의 경제성 재평가 과정에서 월성1호기 조기 폐지를 요구한 산업부와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났다. 회의록, 출장기록, 이행계획 등 명백한 증거들이 즐비하게 언론에 공개되었다.

한수원은 이런 일련의 월성1호기 경제성 축소과정이 보다 타당한 경제지표를 찾기 위한 논의과정이었을 뿐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자신들은 회계법인에 어떤 판매단가와 이용률 가정이 타당한지 의견을 주었을 뿐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계법인은 경제성평가 보고서 첫 장에서 한수원이 제시한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여 평가했으며, 한수원이 제공한 자료가 맞는지의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빼박' 몰상식이다. 기업이 경제성평가를 하는 이유는 사업의 투자 적격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미 7천억원을 투자한 사업에 경제성평가 자체가 몰상식이다. 또한 기업의 경제성평가의 주체는 재무담당 부처이다. 그러나 재무담당 부처는 과거에 월성1호기가 4조원의 가치를 갖는다고 평가했었다. 정권이 바뀌자, 과거에는 멀쩡한 경제성이 적자로 둔갑한다. 

그후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에 관여한 간부들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했다. 처장은 본부장으로, 부장은 처장으로,., 허공에 사라진 7000억원의 월성1호기 설비 교체비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나 불의를 참지 못하는 공익제보자들 덕분에 세상에 진실의 실마리가 밝혀졌다. 이제 '진퇴양난'이다.

이 사안을 국회법까지 위반하며 반 년째 뭉개고 있는 감사원에서 이달 초 월성1호기 사건 관계자들을 추가로 출석 요구하여 조사 중이라고 한다. 누가 봐도 총선으로 민감한 시점에 역린(逆鱗)을 건들지 않으려는 비겁함으로 비치는 것이 감사원의 처지이다.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대령은 인천상륙작전에 공로가 큰 대한민국의 위대한 아버지다.

최재형 감사원장 역시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발전과 깨끗한 대한민국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이며 이념을 초월하는 인물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우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든다”는 자신의 말을 실천할 때다. 

월성1호기 감사 결과를 지록위마하지 않고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하루빨리 진실하게 발표함으로써 아버지의 명예, 스스로의 명예, 감사원의 명예를 지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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