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 난 예수교장로회 안수집사다”
“앞으로는 일체 해명 안 하겠다”

권영진 대구시장 [뉴시스]
권영진 대구시장 [뉴시스]

 

[일요서울] 권영진 대구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책임론에 직면했다. 더 나아가 신천지 연루설까지 불거지면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방역에만 몰두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이 권 시장에게 쏠리자 답답해하는 모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이러한 상황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책임=신천지=대구=권영진 대구시장 프레임 짜기”

 

CBS는 지난 10일 ‘권영진 대구시장, 신천지 위장단체와 잦은 접촉 정황’, 12일 ‘신천지 위장단체 간부, 대구시장 선거 때 부인 보좌 의혹’ 등 권 시장과 신천지와 관련된 여러 의혹을 연속 보도했다.

 

한국나눔플러스

민간단체 등록 뒤 승승장구

 

첫 번째 기사에서 신천지 위장단체로 지목된 단체는 한국나눔플러스다. CBS는 지난 10일 기사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단 신천지 위장봉사단체로 보이는 한국나눔플러스(최사랑 대표)가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정황이 포착됐다”며 “한국나눔플러스는 지난 2016년 8월 ‘한국역사바로알리기’, ‘인성교육 및 문화콘텐츠’, ‘충효사상 선전 계몽’ 등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출범했다. 대구시에는 2017년 7월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재결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 단체가 시에 정식 등록되기 전인 2016년 8월 25일 발대식에 축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나눔플러스는 시에 민간단체로 등록한 뒤 1년 만에 봉사활동 경력을 인정받아 대구시장상을 받는 등 승승장구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나눔플러스는 지난 2018년 12월 15일 HWPL평화모임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디너 콘서트를 주최했다. 이 행사는 신천지의 위장평화봉사단체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주관해 HWPL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도 부연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최사랑 대표는 2017년 7월 단체 등록 직후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대구 시민강사로 위촉되기도 했다”고도 적었다.

기사에서는 최 대표와 권 시장의 친분을 증명하는 자료로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을 예로 들며 “최 대표는 지난 2017년 7월 대구시민 강사로 위촉된 직후 페이스북에 권 시장과 찍은 사진을 올렸고, 2018년 임시정부수립 99주년 행사에 참석한 권 시장과의 사진을 올렸다. 그해 6월 8일에는 권 시장 바로 옆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2018년 4월 19일에는 권영진 시장과 팔짱을 찍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대구 사랑 권영진 시장님 한국나눔플러스NGO 미래를 부탁해요’라는 내용을 올렸다”고 적었다.

 

“황망하고 자괴감 느낀다”

“사악한 음모 작동되고 있다”

 

일부 언론과 SNS(사회관계서비스망)을 통해 신천지 교인이라거나 신천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이런 질문을 받아야 하고 해명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황망하고 자괴감을 느낀다”라며 “신천지 신도들이 국무총리께도 접근했다는 것 아닌가. 선거 때도 있었을 것이고, 대구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 때 거기서 사진 찍은 걸 대구시장이 신천지 신도이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공식적인 언론이 뉴스로 내보내는 걸 보면서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며 “늘푸른봉사단과 청춘등대라고 하는 봉사단이 신천지와 관련됐다고 하는데, 그걸 알 길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봉사활동 끝나고 사진찍자고 하는데 일반 시민들도 다 사진 찍어드린다”며 “그런 걸 가지고 신천지와 관련 있다고 하고, 심지어 신도라고 한다. 저는 예수교장로회 안수집사다. 앞으로는 일체 해명 안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앞서 10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도 버거운데 교묘하게 방역을 방해하는 신천지, 저급한 언론들의 대구 흠집 내기, 진영논리에 익숙한 나쁜 정치와도 싸워야 한다. 사면이 초가다”고 했다.

이어 “그래 마음껏 덤벼라. 당당하게 맞서 줄게”라며 "나는 이미 죽기를 각오한 몸이다. 죽을 때 죽더라도 이 전쟁만큼은 끝장을 보겠다. 반드시 대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책임=신천지=대구=권영진 대구시장이라는 프레임을 짜기 위한 사악한 음모가 작동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고 했다.

 

대구시 약 200명 투입해

신천지 행정조사…컴퓨터 복사

 

권 시장은 언론과 정치권에서 비난과 의혹이 거세지자 신천지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대구시는 대구지방경찰청과 함께 신천지 대구교회와 다대오지파장을 비롯한 주요간부 사택 4곳에 대한 행정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시간만 11시간을 넘겼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7분부터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진행됐다. 행정조사에는 시 공무원 48명과 경찰 149명, 역학조사관 2명 등 총 199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신천지 대구교회 뒷문을 통해 교회 내부로 들어갔다.

신천지 측에서는 25명의 교인이 행정조사에 참여했으며 각 층마다 교인 1명씩이 배치됐다.

행정조사는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거주지로 추정되는 빌라와 원룸이 잇따라 발견되고 추가 확진 환자 발생, 신천지 창립일(14일)이 다가옴에 따라 다양한 기념행사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이뤄졌다.

또한 신천지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영장이 검찰에서 계속 기각되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이 행정조사 밖에 달리 없다는 것도 작용했다.

조사반은 신천지 교인의 명단과 집단 거주지 등 역학조사에 필요한 자료의 은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자료를 확보했다.

하지만 행정조사가 압수수색의 성격을 없는 만큼 경찰 디지털포렌식 전문 요원의 도움을 받아 신천 대구교회 내에 있는 컴퓨터 등을 복사했다.

조사반은 신천지 대구교회 시설물 설치 및 운영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각종 대장과 자료 등을 집중 확인했다.

아울러 전수조사에서 빠진 부분이 있는지와 대구교회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을 경찰에 의뢰했다.

시는 이번 행정조사를 통해 신천지의 자료 미제출 등 방역방해 행위가 확인될 경우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등 모든 사법적 조치와 함께 행정적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경찰은 대구에 숨은 신천지 신도와 시설을 찾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신천지 소재 추적팀’의 역량 확대를 위해 소재추적 전문 요원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다.

또 행정조사와는 별개로 시에서 신천지 교회 측을 상대로 한 방역 방해 혐의 및 신천지 신도들의 검진 행정명령 거부 고발사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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