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는 ‘통합당 출신 인사’ ‘언론인’ ‘유튜버’ 등

미래한국당 공관위 면접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예상치를 웃도는 500명 넘게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저녁 마감을 접수한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총 531명이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일요서울에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살펴봤다.

 

현역 의원 중에는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이 신청

‘유영하 변호사 심사’ 공병호 위원장 “논쟁‧논란 줄일 수 있다고 판단”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531명 중 남성은 364명, 여성은 167명이다. 애초 539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8명이 철회했다. 이 가운데 비공개 신청자는 97명이었지만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명단‧순번 확정 후

선거인단 찬반 투표 거친다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신청의 상당수는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에서 총선 인재로 영입된 인사들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탈북민 출신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 아이돌그룹 ‘엑소(EXO)’ 멤버 수호의 부친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은희 전 테니스선수 및 코치, 박대성 전 페이스북 한국·일본 대외정책 부사장, 백현주 전 서울신문NTN대표 등이 포함됐다.

현역 의원 중에는 정운천 미래한국당 최고위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정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지만 해당 지역구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길환영 전 KBS사장, 김재철 전 MBC사장, 강용석 변호사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는 김세의 전 MBC기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신동호 MBC아나운서 등 언론인도 지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도 지원했다. 우리공화당과 합당 전 자유통일당을 탈당한 노태정 전 최고위원과 이효원 새로운보수당 청년 당대표, 문혜정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도 출마 의지를 밝혔다.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신원식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도 눈에 띈다.

이른바 보수 유튜버들의 지원도 눈길을 끌었다. ‘신의한수’ 유동규 기자, ‘호밀밭의 우원재’의 우원재, ‘지식의 칼‘ 이재홍 등도 지원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후보자 서류심사와 면접을 마치고 16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할 방침이다. 비례대표 의석 수가 47석인 점을 감안할 때 선발 규모는 30~40명 정도로 예상된다.

후보명단과 함께 순번이 확정되면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후보명단에 대해 찬반투표를 하고 추인된 명단은 미래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공관위는 공병호 공관위원장과 조훈현 사무총장, 외부 위원 5명을 포함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외부 위원은 진현숙 전 MBC 창사 50주년 기획단 부단장과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박지나 한의사, 소리나 변호사, 권혜진 세종이노베이션 대표 등이 있다.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0일 “400명을 예상했는데 왜 많이 모였을까, 4·15 총선은 총선 자체가 국민의 선호도를 표현하는 거지만 후보 신청이 많다는 건 지지도를 뜻한다”라며 “미래한국당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크다. 그래서 공관위 취임 이전보다 미래한국당 인지도가 상당히 상승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신호라 보고 건강한 야당 재건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 “500여명을 웃돌게 된 건 공정한 평가작업·후보인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 않나, 그동안 알게 모르게 계파 중심으로 몫을 나눠서 비례대표제가 운영돼 왔지만 공관위원장으로 취임하는 전제조건으로 제가 철두철미하게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천명해서 그런 부분에서 호소력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공천 배제 김재철‧김은희

‘지원 자격 상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명단이 공개되자 일부 인사들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섰다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들 일부가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공 위원장은 지난 11일 지역구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된 인사들은 원칙적으로 비례대표 공천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공 위원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통합당 공천 신청 관련) 지역구에 지원했던 분들은 미래한국당 지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하는 인사는 김재철 전 MBC 사장과 김은희 테니스 코치 등이다. 김 전 MBC 사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상규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선 대상자 명단에서 빠져 낙천되자 한국당에 비례 공천을 신청했다.

마찬가지로 고양갑 공천 신청을 한 김은희 테니스 코치는 ‘체육계 미투 1호’로 통합당 인재로 영입됐지만, 지역구에서 낙천하자 미래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공 위원장은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하면 우리 당의 부적격자 조건에 들어가기 때문에 원래 서류심사를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발언을 정정하며 “공천 배제 기준에 해당한 분들이 면접, 서류심사 자격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부적격 대상자가 되면 면접이 허용 안 된다”면서도 “김재철 전 사장이나 김은희 코치는 (부적격자가 아닌) 배제 대상자이기 때문에 서류심사도 되고 면접도 된다”고 부연했다.

다만 “미래통합당 지역구 공천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분들이 공천 배제 대상자가 되는 건 사실이다”며 두 사람을 공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부적격 조건에 해당하지만 공천 심사를 진행하기로 한 데 대해선 “그분은 사회적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이 되기 때문에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공관위원들의 의견도 수렴해서 합의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논쟁이나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천 부적격자에 해당하는 유 변호사가 향후 공천 받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그렇게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공천을 주느냐 안 주느냐는 마지막에 공관위원들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공천 배제 기준으로 ▲총선 불출마 의원 ▲비례대표 공천 이력이 있는 인사 ▲타 정당 공천 신청자 및 탈락자 ▲정치 철새·계파 정치 주동자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국론분열 인사 ▲위선 좌파 및 미투 가해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공 위원장은 통합당이 전략적으로 영입한 인재에 대한 공천과 관련, “한선교 대표를 통해 자료로 정리된 문건 석 장 정도 받았다”며 “특별한 건 아니고 영입 대상자 사진과 그분들 중 상당히 많은 분들이 비례로 신청했다. 미래통합당 영입인재 리스트니까 참고 바란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과 관련해 ‘당원조직투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별한 공약과 경력에 따른 순위 선정이 아닌 당원 투표에 의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래통합당에서 넘어온 후보들의 경우 이중 당적이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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