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이제는 길거리에도 두꺼운 겨울 코트에 목도리와 장갑을 끼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이렇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만 되면 겨울을 맞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 역시 많아진다. 물론, 일반적인 감기 증세라면 3~4일 앓다가 회복될 수도 있지만, 일반 감기에 비해 몇 배나 더 고생스러운 독감에 걸리게 되면 힘겨운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해마다 찾아오는 겨울철 ‘독감’의 원인과 증상, 또한 그 치료방안 등을 알아봤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서, 일반적인 감기와는 전적으로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성인의 경우 보통 일년에 3~4회 이상 앓게 되지만 그 정도가 가볍고 특별한 후유증이 남지 않는데 비하여, 독감은 말 그대로 증세가 일반적인 감기보다 훨씬 심한 즉, ‘독(毒)한 감(感)기’라고 할 수 있다.

나이든 노인이 더 위험

독감의 증상 역시 감기와 마찬가지로 코, 목구멍, 기도 등에 발생하는 증상이 주로 나타나며 대개는 수 일 동안 앓다보면 저절로 좋아지지만 열이 많이 나고, 심한 근육통(몸살증세)이 동반되는 등의 전신증상이 심하다. 또한 합병증도 잘 일으켜서 그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젊고 튼튼한 사람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노인이나 어린이, 다른 성인병이 있는 사람에겐 결코 가벼운 병이 아니다. 또한 일단 유행하게 되면 폭발적으로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유행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독감의 원인은 대부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이 바이러스는 독감뿐만 아니라 인후염, 기관지염, 폐렴 등 거의 모든 호흡기병을 일으킬 수 있다.

독감이 무서운 이유 ‘합병증’

독감은 겨울을 중심으로 늦은 가을에서부터 이른봄에 걸쳐 흔히 나타난다. 독감 바이러스의 전파는 환자의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직접 감염되거나, 또는 공중에 떠돌아다니는 작은 바이러스 입자를 들이마시면서 감염되게 된다. 독감의 발생은 해마다 나타나지만, 유행하는 바이러스형 및 그 유행규모는 어느 정도의 주기성을 갖고 나타나게 된다. 독감에 의한 사망률은 보통 2%이하로 낮지만, 대유행시에는 중증 합병증 즉, 폐렴이나 심혈관계 장애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심혈관계, 호흡기, 혹은 신장 등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간경변 등과 같은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치명적인 합병증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 합병증은 주로 호흡기질환으로 나타나며, 호흡기 합병증으로 대표적인 것은 폐렴으로, 이는 다른 바이러스에 의하거나 혹은 폐렴구균이나 포도상구균 등과 같은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

잘먹고 물많이 마셔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죽이는 특효약이 없는 현재로서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지도록 기다리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쉬면서 잘 먹고 물도 많이 마시는 등의 조치가 가장 중요하며 두통이 심하거나 고열로 괴로울 때에는 해열제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고열이 3~4일 이상 계속되고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등의 증세가 생기면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는지에 대한 검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소아나 노인, 각종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조기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 치료방법으로는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비롯한 진통제, 수면제, 근육 이완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다. 비약물적 치료 방법으로는 침, 마사지, 한랭 스프레이, 스트레칭, 초음파, 냉찜질과 온찜질, 통증유발점 주사요법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된 바 있지만 이런 치료 방법들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통증유발점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물리치료로도 비교적 효과적이지만 통증유발점 주사 요법이 가장 신속하고 일정한 효과를 보인다.

양치질과 손발 청결해야

독감의 예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갈 기회를 줄이는 것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둘째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더라도 발병하지 않게 하는 게 예방법이다. 평상시에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과로를 피하며, 외출에서 돌아오면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 발병의 기회를 줄일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인 예방법으로는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며, 독감예방주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성질이 달라지면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통상 접종받은 사람의 80% 정도에서 예방효과를 갖게 된다. 특히 심장병, 폐질환과 같은 만성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환자들에서는 일단 독감에 걸리게 되면 폐렴 등의 심한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성이 커지므로 적극적으로 예방주사를 맞는 것을 권장한다. 자료제공: 고대안암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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