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컨센서스는 상향 조정, 주가는 하향 조정

코로나19의 확산과 마무리 시점이 국내보다 느린 유럽 등의 상황을 감안해 조선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코로나19의 확산과 마무리 시점이 국내보다 느린 유럽 등의 상황을 감안해 조선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중공업]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조선업은 기 수주한 물량들의 건조를 매출로 인식하기에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데도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과 마무리 시점이 국내보다 느린 유럽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선산업의 실적은 달러 강세와 기존에 수주한 물량들을 고려할 때 최근의 주가 하락이 산업의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다고 풀이됐다. 다만 향후 수주 부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므로 저평가 혹은 저가매수 기회를 고민하기엔 이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하늘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인한 시장 하락 영향과 동시에 글로벌 유가 급락으로 신조 발주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조선 섹터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LNG 프로젝트 등 유럽 선주의 신조 발주가 중요하다는 점을 반영해 코로나19로 미팅 자체가 중단된 상황은 발주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발주 재개에 대한 시점이 아직까지 미지수지만, 대형 프로젝트의 정식 계약은 대부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예정돼 있었으므로 실질적인 타격은 아직까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럽 코로나19 사태의 마무리 시점이 늦어질수록 업무 재개 시점과 발주 시점은 계속해서 지연되는 등 올해 하반기 발주 역시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주가를 하락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풀이다.

특히 정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의 확진자 수 증가 추이는 기울기만 다를 뿐 중국과 유사한 추세로 움직이고 있어 유럽과 한국, 그리고 유럽과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비교할 때, 한국은 유럽을 약 12일 선행, 중국은 유럽을 약 38일 선행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한 달 내 유럽에서 대면 미팅과 실사를 기반으로 하는 발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므로 유럽의 산업 활동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 유지를 당부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 가운데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1월13일 13만3000원을 기록했으나, 2개월여가 지난 현재 7만4900원으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월 17일 7580원에서 이날 정오 기준 3785원으로 절반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17일 2만6600원에서 이날 현재 40% 수준 하락한 1만590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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