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 앞에 세계 최강 미국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불과 수 주 전만 해도 중국,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은 연일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신음하고 있었던 반면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가볍게 여겼다.

그러나 워싱턴주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한국을 비롯한 이탈리아 특정 지역에 대한 자국민들의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뉴욕주에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온 미국인이 코로나바이라스에 감염된 후 날이 갈수록 감염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으로부터의 여행객 유입을 사실상 막아버리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대부분의 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수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 참석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지금은 10명으로 줄었다.

식당과 카폐 등의 영업 중단이 속출하고 있고 미국민들의 휴지, 물 등 생필품 사재기 행태가 횡행하고 있다.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프로 아이스하키, 프로축구, 대학농구 토너먼트 등 거의 모든 스포츠가 중단됐다.

직장인들의 재택 근무가 늘어나고 있고 필수 인원을 제외한 공무원들의 출근을 제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미국 국민들의 국제여행은 물론이고 국내 여행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주 주지사는 군을 동원해 턱없이 부족한 의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최대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시계가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 멈춰서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유례없이 인하하는 등의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연일 폭락하고 있어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테스트 키트를 제 때에 준비하지 못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만 가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등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속하지 못한 대처를 비판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또 미국민들의 일상생활 패턴마저 뒤바꾸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브리핑을 하던 도중 참석자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악수를 청했으나 당사자는 악수 대신 팔을 부딪히는 ‘팔 인사’로 대신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는 여전히 악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자신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겁내지 않고 있으며 국민들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제스츄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와는 달리 대부분의 미국 정부 관리들과 국민들은 코로너바이러스 사태 이후 악수 대신 팔로 인사하고 있다. 팔 대신 눈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급증하자 미국 식당들은 식당 내 좌석 운영을 중단하고 자동차 안에서 주문하는 ‘테이크아웃’ 방식을 전면 실시하기 시작했다.

뉴욕시 전 식당과 카페 등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행정명령에 따라 음식을 배달만 하기로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종전의 전통적인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도록 만들었다.

워싱턴주립대와 스탠퍼드대 등 미국 주요 대학들이 줄줄이 캠퍼스 내 전염을 막고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시애틀대학과 보스턴의 노스이스턴대 시애틀 캠퍼스도 수업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16일부터 시작된 봄방학을 1주에서 2주로 늘린 후 2주간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기로 한 대학도 있다.

한국과는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우편 투표 확산에 불을 당기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선거에서 종전의 투표장 투표 대신 우편 투표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였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투표장에 나가지 않고 우편으로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 선거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투표장에 가기 보다는 우편 투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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