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따라서 ‘설마 나에게 당뇨병이 찾아들까’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식습관, 운동부족 등 자기관리를 조금만 소흘히 해도 당뇨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병’이 돼버린 당뇨. 철저한 자기 관리만이 당뇨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당뇨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당뇨병 환자 증가 추세 자료’에 따르면 현재 당뇨병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만 4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해 동안 새로 발생하는 당뇨 환자도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엔 당뇨병 환자가 722만 명에 이르러 전 국민의 14.4%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평가원측의 예측이다.이처럼 당뇨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광범위하게 침투해 있다. 발병하는 연령은 대부분이 중년 이후로 특히 40~6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나이 어린 소아환자도 늘고 있어 젊을 때부터 철저한 건강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영양과다, 운동 부족이 당뇨 주범

당뇨 자체는 심각한 증상이 아니다. 음식과 생활습관이 잘못돼서 생긴 대사장애 현상이다. 먹은 음식물로부터 분해 흡수된 포도당이 세포 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관에 머물러 있는 포도당을 세포 내로 들어 갈 수 있도록, 잘못된 음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꿔 주면 된다.그러나 당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장기간 방치하면 신체 전반의 면역력이 떨어져 합병증이 오게 되고,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대표적인 합병증은 ‘당뇨성 족부병증’. 국내에서만 매년 10만명 이상이 발을 절단할 정도로 한국인의 대표적 당뇨 합병증으로 자리잡았다.

부부가 당뇨에 걸린 A씨 부부도 발이 썩는 ‘당뇨성 족부병증’으로 발톱이 빠지는 등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받았다. A씨는 “너무 힘든 나머지 부인이 자살까지 결심했을 정도”라고 밝혔다.이 밖에 자주 유발되는 합병증으로는 췌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 시력장애, 동맥경화, 심장병, 뇌졸중(중풍), 고혈압, 성기능 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 발병, 사망률의 경우 당뇨 환자가 정상인보다 평균 29%(남 27%, 여 31%) 가량 높았다. 암 발생 위험 부위를 보면 남자는 당뇨병으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는 췌장암이 71%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였고 간암(59%), 식도암(36%), 대장암(2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인들은 뚱뚱하지 않은데도 당뇨병에 잘 걸리는 특징이 있다. 한국인은 대부분 체중은 정상이지만 복부에 지방이 많은 일종의 ‘마른 비만’형태를 띠고 있는데, 근육량이 떨어져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놓인 경우가 많다.현재 ‘제 2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당뇨병은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의 80~90%를 차지한다. 이는 크게 식습관과 운동부족에서 기인한다.한국인의 식단은 주로 쌀밥, 국수, 밀가루 등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로 이뤄져 있는데, 탄수화물은 췌장의 인슐린 생산 부담을 늘린다. 췌장이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슐린을 만드는데 지치면 불량 인슐린이 생산되고, 이로 인해 혈당 조절이 안 되는 악순환이 생겨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

활동량이 부족한 생활습관도 당뇨병 발생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운동이 부족하면 비만을 초래하고 근육을 약화시키며 비만인 경우 체내의 모든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게 되며 인체의 모든 기관과 장기에 활력과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실제로, 서울삼성병원 연구에 따르면 비만이지만 활동량이 많은 그룹과 말랐지만 활동량이 적은 그룹을 비교 조사한 결과, 체중에 관계없이 활동량이 많은 사람에게서 당뇨병이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기도 했다.

철처한 식생활습관 관리만이 당뇨 예방책

당뇨를 처음 발견하면 대부분 사형선고라도 받은 듯, 참담해하거나 절망에 빠지는데 절대로 당황할 필요가 없다. 금방 낫는 병은 아니지만, 금방 악화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분명히 당뇨는 끈질기고 고통스러우며, 초기에 잡지 못하고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난치병이기는 하다. 그러나 본인이 당뇨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적절히 관리하면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가 있다.이를 위해선 정백 가공식품(오백(五白)식품- 흰쌀, 흰밀가루, 흰설탕, 흰소금, 흰조미료)을 비롯해 인스턴트 식품, 동물성 지방식품의 과잉섭취를 줄이고, 췌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효소가 풍부한 씨눈 달린 곡식류와 채소류, 버섯류, 해조류, 과일류 등 천연의 자연식품으로 식생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식성을 바꾸는 것이 힘들겠지만, 식성을 바꾸고 난다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질병을 예방하고 자연 치유력을 증강시켜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또, 시간을 내기 어렵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에서 물질대사가 왕성해지므로 많은 영양분이 필요하게 되며 심장박동이 강화되어 혈액량이 많아지게 된다.그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어 좁아진 모세혈관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고, 섭취된 칼로리를 적절한 운동으로 소비시켜 모든 신체기능의 균형이 유지된다.또한 비만을 방지하고 인슐린에 대한 말초조직의 감수성을 높여 당 이용률을 증가시키고 지질대사를 정상화하여 혈당조절에 필수적이며 모든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바쁜 일상으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집에서라도 잠시 맨손체조, 윗몸 일으키기,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생활화하고 적당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그러나, 당뇨 증세가 사라지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생활 개선을 게을리 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평생동안 지속적으로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재발할 수가 있을 만큼 당뇨는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당뇨 예방과 치료에 왕도는 없다. 남다른 인내심과 의지력과 결단심이 있어야만 한다.
<자료제공: 건강보험 심사 평가원, 서울삼성병원, 당뇨클럽 www.hi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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