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골반통의 원인 ‘자궁내막증’
적절한 치료 지속적 추적·관찰·관리가 관건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가임기 여성의 약 10~15%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월경하는 여성이면 모두 생길 수 있으며, 심한 월경통과 하복부 통증, 불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하지만 수술 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재발을 잘하고 계속 진행하는 특성을 보여 매우 까다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의 원인

자궁내막증이 생기는 원인은 월경 중에 발생하는 월경혈의 역류, 면역학적 요인, 유전적 요인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생리하는 경우 생리혈의 대부분은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역류하여 복강 내로 들어간다. 이것을 “역행성 월경”이라고 하며, 이는 거의 모든 여성에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복강 내로 유입된 생리혈 대부분은 인체 면역체계에 의하여 제거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면역학적 기능이 저하된 여성의 경우, 복강 내에서 생리혈이 제거되지 못하고 난소나 기타 배속의 여러 장소에서 마치 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자리 잡고 자라나 자궁내막증 병변을 형성하게 되면 자궁내막증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 및 가계 내의 여러 자매 및 엄마와 자녀들에서 자궁내막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자궁내막증 발생에 유전적 요인이 분명히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단일 유전자가 아닌 여러 개의 유전자들이 자궁내막증 발생에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자궁내막증이 잘 생기는 신체적, 환경적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여성호르몬 중 난포호르몬이 불균형적으로 과다하거나, 월경주기가 짧거나(27일 이하), 월경 기간이 긴 경우 (7일 이상), 생리량이 많은 경우, 그리고
초경을 빨리 시작한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자궁 내막증의 증상

 자궁내막증이 있을 때 생길 수 있는 증상으로는 심한 월경통, 만성적 골반 통증, 성관계 시의 통증(성교통)이 가장 흔히 관찰된다. 또한, 임신이 잘 안 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 중 많은 수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받는다고 한다. 즉, 골반의 통증과 불임증은 자궁내막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와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골반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자궁내막증에 관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

자궁내막증의 치료는 병변을 제거하고, 골반 장기의 구조를 회복시키며, 장기적으로 진행과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궁내막증은 약물 치료만으로는 병변을 제거할 수 없으므로 수술을 통한 절제가 가장 중요한 치료이며, 수술 후 보조적인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 방법이다. 수술 후에 시행하는 약물 치료는 임신율을 증가시키고 재발을 늦추는 효과가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자궁내막증은 복강 내 전체적으로 퍼져 있는 질환으로 눈에 보이는 병변은 수술로 제거할 수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초기 병변은 수술로 제거가 곤란하며 약물 치료를 하더라도 병변이 전체적으로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수술 후 또는 약물 치료 후에 자궁내막증의 재발률은 5년에 4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반드시 3~6개월마다 자궁내막증 전문의에게 정기적인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내막증은 암은 아니지만 치료 후에도 재발이 잘되고 지속적인 통증이나 불임 등의 문제를 일으켜 여성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힘든 질환이다. 따라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을 하고 적절한 치료 및 꾸준한 추적 관찰 및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윤호병원 부인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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