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과잉으로 생긴 질환이 급속히 늘고 있다. 비만과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등 오늘날 성인병으로 지칭되는 질환은 모두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다. 전문의들은 세끼를 꼭 먹되 약간 배고프게 먹으라고 권한다. 식사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으며 외식을 줄이는 것도 열량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현재 의학계에서는‘웰빙식 먹자론에 반기를 들라’며 ‘잘 먹고 잘 살자’식 웰빙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는 추세다. ‘덜 먹고 잘 살자’는 것이다. 영양 과잉의 시대에는 잘 먹는 것보다는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요즘의 웰빙 붐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다. 크게 봐서 몸에 해가 되는 것은 먹지 말고 좋은 것들만 골라 먹자는 뜻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말을 실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이미 시대 착오적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음식이 궁했던 시절에는 어지럼증 원인의 대부분이 못 먹어서 생기는 빈혈이었다. 그 외에도 단백질 부족, 영양결핍에 따른 면역력 약화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이 시대에는 잘 먹으면 실제로 효과를 보았고, 보약도 효험을 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어떤가? 집 냉장고나 슈퍼마켓, 식당 어디에서도 음식은 넘쳐 나고, 몸은 이미 잘 먹어서 영양과잉 상태에 이르렀다. 목욕탕에 온 중년남자의 상당수가 배가 나와 있는 것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 당뇨병, 심장병 등이 그 증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각은 마냥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 아직도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철 따라 먹는 보양식이나, 입맛을 나게 하는 보약이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는 독이나 다름없이 된지가 한참 전인데도 말이다. 문제는 무엇을 먹는가가 아니고, 얼마나 많이 먹는 가이다. 그 전보다 많이 먹거나 같은 양을 먹어도 칼로리가 높은 것을 먹는 것이 진짜 문제인 것이다. 요즈음 한국인에게 부족한 영양소는 칼슘과 철분뿐이며, 이는 우유와 육류의 적절한 섭취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결핍 영양소는 칼슘·철분뿐, 나머지는 과잉섭취라고 전문의는 밝혔다.특히, 술·패스트푸드가 고열량, 비만, 관련질병을 불렀다는 것이다.칼로리 과다섭취의 주원인은 외식과 술, 그리고 스낵,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 등이다. 집에서 먹는 가정식이 보통 한끼 식사에 500∼700kcal 정도인데 반해, 밖에서 먹는 외식의 한끼 식사는 대부분 가정식의 1.5∼2배이고, 고지방 또는 고탄수화물인 불균형식이다.

더구나 외식의 특성상 맛이 강해 일단 시작하면 덜 먹기가 매우 어렵다. 고소한 과자 한 봉지와 청량음료 한 캔이면 가정식 한끼 이상의 칼로리가 나온다. 밥은 안먹고 과자만으로도 하루를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식은 더욱 심각하다. 술을 곁들여 2차까지 가는 회식을 마치면 보통이 3,000∼4,000kcal이고, 한 번 맘놓고 먹는다 치면 6,000∼8,000kcal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몇 주 노력한 것이 하루 저녁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잘 먹고 잘 살자’가 육류를 줄이고 채식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라면 이것 또한 잘못된 것이다. 최근 20년간 한국인의 육류 소비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육식을 한 것이 우리의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다. 2001년도에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보면 한국인의 칼로리는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의 비가 평균 65 : 15 : 20으로 상당히 이상적이지만, 30대 이상이 되면 지방의 섭취비가 20%도 안된다.

지방의 섭취비는 20∼25%가 적정하다. 이는 동물성 식품의 섭취가 많은 미국인의 지방 섭취비 35%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우리의 문제는 육류의 섭취가 아닌 칼로리의 과다섭취와 이에 따른 체중증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덜 먹고 잘 살자. 덜 먹고 잘 살려면, 먼저 내 몸이 덜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체득해야 한다. 평소 배고픔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나는 한끼만 굶으면 큰일나!”하는 사람들은 24시간 단식을 해 보면 그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뿐더러 몸에도 이롭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방법은 세끼를 24시간 동안 물만 마시며 굶는 것인데, 처음 두 끼까지는 힘들지만, 마지막 세끼를 굶으면 오히려 위장이 편해지고 정신도 맑아지며, 일의 능률도 향상되는 것을 체득하게 된다.

이후부터는 세끼를 꼭 먹되 약간 배고프게 먹으라는 것이다. 식사시간을 20분 이상 갖게 되면 적게 먹어도 덜 배고프게 되고, 아침을 꼭 먹으면 하루 전체의 섭취량이 줄게 되며,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외식 줄이기, 외식 시 주로 한식 또는 일식 선택하기, 3∼4인이 갔을 때 1인분 덜 시키기, 나온 음식 다 먹지 않고 집으로 싸가기 등이 평소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 한식 백반 위주의 구내식당은 매우 훌륭한 선택이고, 밖으로 나가게 되면 되도록 인기가 없는 음식점으로 가서 그 중에서도 맛이 제일 없는 음식을 시키는 것도 처음에는 좋은 방법이 된다. <자료제공:서울백병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