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뉴시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뉴시스]

 

[일요서울] 비례대표 후보 공천명단을 두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각을 세워왔던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마침내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16일 명단이 발표되고 불거진 논란이 3일 만에 종결된 셈이다.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설립됐다. 통합당으로부터 의원들이 일부 이동해왔으며 비례대표 후보 명단 역시 통합당의 영입인재들 중심으로 짜여질 것이 당연시됐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에서 벗어났다.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이 공개한 명단에서 통합당이 전략적으로 영입한 '총선 인재'가 다수 배제된 것이 확인되며 통합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해당 명단이 황 대표와도 사전에 합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커졌다. 심지어 공천 명단을 접한 황 대표가 '태어나서 이런 배신은 처음 당해본다'는 불만 의사를 피력했다는 말이 당내에서 돌만큼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확산됐다.

그러나 한 대표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미래통합당에) 먼저 영입된 분들에 대한 특별대우는 없고 물론 여기(미래한국당)서도 마찬가지고 객관적인 심사에 의해 한 것"이라며 "거기(후보 명단)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대표가 "통합당 자체적인 비례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심재철 원내대표도 "우리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등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르자 미래한국당 측은 한 차례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수정했다.

수정된 명단에서는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이종성 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정경희 전 국사편찬위원 등 4명의 순위가 당선권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19일 미래한국당 선거인단의 반대 투표로 인해 수정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도 최종 부결됐다. 선거인단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불만이 있었고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한 대표는 공천 명단이 부결된 후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한 줌도 안되는 야당 권력을 갖고 부패한 권력이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제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등 분노와 실망감을 그대로 표출했다.

이어 "통합당에서 불만을 표출했고 그 불만은 제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자매 정당이고 나중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정당이기 때문"이라며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겨냥해 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명단을) 고치지 말아달라"면서 특히 당선권(20명)에 해당하는 명단에 대해선 "그것까지 바꾸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한 대표의 바람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미래한국당 지도부로는 이날 이미 탈당과 입당 절차를 마친 원유철 의원이 당 대표로, 통합당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염동열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염 의원의 경우 이번에 문제가 된 인재들을 대부분 영입한 당사자인 만큼 대대적인 명단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병호 공관위원장이 자리를 유지하게 될지도 분명하지 않다. 공 위원장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새 집행부가 들어와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 위원장은 "새 집행부가 기존 공관위의 협조를 얻어 마무리를 하거나, 혹은 새로운 공관위를 구성할 것"이라며 "두 가지 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선택이 내려지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서, 기간 내에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마무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자진 사퇴 의사는 전혀 없다. 사전에 일을 맡았는데 중간에 (하차하는) 그런 일은 없다"고 못박으며 "새 집행부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그거야 물론 회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새 집행부에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공관위원장을 계속 맡게 될 경우 명단 수정의 가능성에 있어서는 답을 보류했다. 그는 "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명단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야당인 만큼 절차적 합법성을 주의 깊게 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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