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제공]
[TV조선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트로트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이제는 TV 예능마저 휩쓸고 있다. MBN ‘트로트퀸’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트롯신이 떴다’까지 트로트를 주제로 한 방송들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고, ‘주간아이돌’, ‘편애중계’, ‘라디오스타’, ‘집사부일체’ 등 트로트와 무관해 보이는 프로그램까지도 트로트를 주제로 한 특집 방송으로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트로트 가수가 출연할 고정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방송가에 불어 닥친 트로트 신드롬. 그 부활의 시작과 정점은 단연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과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이었다.

‘미스트롯’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1만2000여명의 오디션 참가를 비롯해 첫 회부터 5.9%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100인 예심에서 짧은 원피스를 입은 여성 참가자들의 모습과 군부대 미션 등으로 선정성 논란이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송가인·홍자·정미애 등 가창력, 인간미, 스토리를 두루 갖춘 스타들의 등장은 논란을 한순간에 불식시키며 중·노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흐름을 탄 ‘미스트롯’은 2회 만에 시청률 7.3%를 기록하며 TV조선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그 후로도 매회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미스트롯’은 결승전 미션에서는 평균 16.6%, 최고 18.1%라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우승자 송가인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프로그램 종영 후 각종 예능 섭외 1순위로 떠올랐으며, ‘미스트롯’ 전국투어 공연을 비롯해 단독콘서트까지 송가인이 출연하는 공연은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송가인을 중심으로 인기 상승세를 타며 부활의 전조를 울린 트로트는 ‘미스터트롯’을 통해 열풍으로 확산됐다. 1월2일 첫 방송부터 12.5%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미스터트롯’은 5회 만에 25.7%라는 놀라운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시청률은 기존 종편 최고 시청률인 JTBC 드라마 ‘SKY캐슬’의 22.5%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미스터트롯’의 인기는 말 그대로 파죽지세였다. 8회에 시청률 30%를 돌파했으며, 결승 경연이 치러진 11회에는 또 한 번 35.7%라는 신기록이 만들어졌다. 이는 역대 케이블 최고 시청률이며, ‘1박 2일’(39.3%)에 이어 역대 예능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미스터트롯’의 놀라운 인기는 방송사고까지 만들어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스터트롯’은 결승 경연을 무관중 녹화분으로, 국민투표에 이은 우승자 발표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문자투표에 773만1781건이 몰리면서 서버 과부하가 발생했고, ‘미스터트롯’은 최종 우승자 및 순위를 발표하지 못했다. 이에 TV조선은 14일 긴급 생방송 편성을 통해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청률을 넘어 ‘미스터트롯’은 음원차트에서도 인기를 입증했다. 최종 우승자인 임영웅이 부른 ‘배신자’를 비롯해 영탁의 ‘찐이야’, 이찬원의 ‘18세 순이’ 등이 트로트 차트를 넘어 종합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미스트롯’의 인기가 우승자인 송가인에 집중됐다면, ‘미스터트롯’은 우승을 차지한 임영웅을 비롯해 영탁, 이찬원 등이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들에게는 종편을 넘어 지상파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은 결승 진출자 장민호와 함께 MBC ‘라디오스타’ 녹화를 앞두고 있으며, JTBC ‘아는 형님’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대세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방송을 통한 트로트 열풍이 공연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르적 특성상 트로트 가수는 다양한 행사나 무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인기를 쌓아가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국내 대부분의 행사와 공연이 연기되고 있는 것. 당장 4월로 예정됐던 ‘미스터트롯’의 전국 투어 서울 공연도 5월 말로 일정을 미뤘다. 5월1일부터 시작되는 지방 투어는 일정 변경 없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국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