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OTT 시장 진출 이어 전 세계로…‘글로벌 파트너십’ 강조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생산기지와 법인을 해외로 옮기는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2013년부터 2018년 말까지 6년간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설립한 신규법인은 1만9617곳으로 2만 사에 육박한다. 반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유턴법이 2013년 말부터 시행됐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투자, M&A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과도한 규제와 포화된 국내 시장, 높은 운영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운영 환경과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법인세 면제, 각종 인센티브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OTT 시장을 확대하는 SK브로드밴드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 시장에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거대자본으로 중무장한 해외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무섭게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가 그 예다. 국내에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8월 김용배 한국콘텐츠연합플랫폼 팀장은 ‘방송산업 활성화와 미디어 콘텐츠 해외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글로벌 OTT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국 자체 콘텐츠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미디어들이 스스로 K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이 곧 콘텐츠”
해외 수출 성공 신호탄

OTT 시장의 규제를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글로벌 OTT사들은 한국에서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불합리함이 있다”며 “국내외 세금 및 통신료 역차별 해소가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팀장은 “세계 OTT 시장은 자본이 곧 콘텐츠고 콘텐츠가 곧 자본”이라며 “국내 OTT가 넷플릭스처럼 프로그램 하나 제작하는 데 100억, 200억씩 투자할 수 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프리미엄 콘텐츠다. 결국 콘텐츠를 잘 만들어야 하고, 이걸 제값 받고 잘 팔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OTT 시장은 미디어 공룡이라는 수식어를 달 만큼 큰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OTT 시장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해외의 거대 미디어 공룡들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2013년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최초로 IPTV 플랫폼의 해외 통신사 수출에 성공했었다. SK브로드밴드는 인도네시아 최대 통신사인 ‘텔콤(Telkom)’의 해외 비즈니스 자회사 ‘텔린(Telin)’과 모바일 IPTV인 ‘B tv’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텔콤은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통신사로 당시 정부 지분을 54%를 보유하고 있었다. 특히 해외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텔린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맡은 텔콤셀 등 9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텔콤셀은 당시 1억700만 명의 휴대폰 가입자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최대 이동통신사다. SK브로드밴드는 해외 수출로 성공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인도네시아의 인연은 3년 후 또 이어졌다. 2016년 텔콤과 포괄적 사업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가입자 개통 일정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자동 스케줄링 시스템과 광가입자망(FTTH) 운영관리 시스템을 제공했다. SK브로드밴드가 축적한 통신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및 고객만족(CS) 컨설팅도 진행했다. 특히 주목했던 점은 2018년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제18회 아시안게임’ 통신과 방송 네트워크 구축 및 운영을 협력했다.

옥수수, 아시아 진출
각국 파트너십 희망

또한 SK브로드밴드는 2018년에 발리에서 열린 ‘APOS’(Asia Pacific Video Operators Summit)에서 인터넷 영화 서비스 ‘옥수수(oksusu)’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경험과 노하우 및 향후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를 아시아 진출에 진출시킨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행사 이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콘텐츠사와 말레이시아, 일본의 플랫폼사들이 옥수수 파트너십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APOS에서 BBC, 워너브라더스 등과 한국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공통투자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종원 SK브로드밴드 모바일사업본부장은 “한국 K콘텐츠는 더 이상 지역 콘텐츠가 아니다”라며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TV 중심의 드라마 시장에서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와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아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작품을 선보이겠다”며 옥수수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오리지널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서도 모바일 최적화와 팬덤을 기반한 커뮤니티 활성화, 다채로운 수익모델도 시도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토대로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새 변화를 모색했다. 지난해 8월 SK브로드밴드는 IPTV서비스인 BTV 고객을 위한 신규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옥수수는 지상파3사의 OTT서비스인 ‘푹(POOQ)’과 합병하면서 웨이브로 재탄생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옥수수 서비스에서 손을 떼기로 했고 IPTV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IPTV는 지난해 2분기 전체 매출 중 43%인 7167억 원을 벌어들였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 16% 증가한 수치다. SK브로드밴드는 “B tv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VOD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 유료 콘텐츠 매출이 성장하고 가입자 증대 기반 플랫폼 가치가 지속 향상됨에 따라 홈쇼핑 송출 수수료 등 미디어 플랫폼 사업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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