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엽수 8매 이상에서 약 30%가 꽃눈 분화된 것으로 확인
- 추대 10% 이상 발생 시 수량 감소 우려되므로 철저한 관리 필요

[일요서울ㅣ진주 이형균 기자]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이 왔음을 알리는 요즘, 양파에도 예년보다 20% 이상 더 많은 꽃눈이 분화되고 있어 재배 농가의 적기 정밀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겨울동안에는 겨울이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유난히 따뜻해 양파 초봄 생육이 매우 좋았다. 양파가 월동하는 동안(12월 중순~2월 상순) 경남 날씨는 평년보다 평균 온도가 2.2℃ 높았고 강수량도 85.4mm로 평년에 비해 50.2mm 많았다.

양파 뿌리와 잎이 신장하는 시기인 2월 중순부터 3월 상순까지 평균온도가 6.3℃로 평년보다 3.0℃ 높았고, 강수량도 10.6mm 더 많아서 양파 잎 수나 잎 길이도 평년보다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합천기상대 기준)

17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가 지역 잎 수 8개 이상, 잎 길이 50cm 이상으로 자란 양파를 조사한 결과 약 30%에서 추대를 발생시키는 꽃눈이 분화된 것을 확인했다.

양파에서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추대라고 하며, 양파 포기는 초봄에 너무 큰 상태에서 구의 비대(굵어지는 것)와 꽃눈 분화(종자 형성)의 선택에 놓이게 된다.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 동안 0~10℃ 저온에 노출되면 꽃눈이 분화돼 추대가 발생하는데, 양파의 잎 수가 많고 구경(밑동)이 굵을수록 저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더라도 쉽게 꽃눈이 분화해 꽃대가 올라오게 된다.

특히 겨울 동안 잎 6개 이상, 밑동 직경 1cm 이상으로 자라면 꽃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꽃눈을 형성하는 양파의 조건은 눈으로 관찰되는 잎 수가 8매 이상인데,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잎 수가 3매 정도 되고, 양파가 자라면서 말라 없어진 잎이 2~3매가 되기 때문에 실제로 총 잎 수가 12~13매 정도 될 때 꽃눈이 분화된다고 볼 수 있다.

꽃눈이 분화됐더라도 기온이 20℃ 이상으로 높아지면 분화된 꽃눈이 성숙하지 못하고 구가 정상적으로 비대하지만, 4월 이후에도 일 기온이 0~10℃의 낮은 온도가 며칠만 지속되더라도 쉽게 꽃눈이 분화돼 추대를 발생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추대는 양파의 크기뿐만 아니라 초봄 온도와 영양 상태에 따라서 발생량이 달라질 수 있으며 꽃샘추위가 잦거나 식물체가 질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없는 조건에서 추대가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제 때에 웃거름을 주고, 토양 수분이 많은 밭은 가능한 일찍 관리기로 고랑을 파 주어 양분 흡수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파에서 추대 발생은 비 상품구를 증가시켜 품질을 떨어뜨리지만, 5% 정도의 발생은 양파 생육에 최상의 조건이기 때문에 전체 수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10% 이상 발생하면 수량을 감소시키고 추대포기를 제거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수확기 추대한 양파는 꽃대의 무게가 양파 전체 무게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구에 축적된 당분이 꽃대로 옮겨가기 때문에 단맛이 떨어진다.

또한 수확하고 나면 꽃대가 형성된 부위가 마르고 수분이 들어가 부패가 빠르게 발생하므로 추대 포기를 낫 등을 이용해서 생장점 부위에서 제거하거나, 수확 직후 소비해야 한다.

경남농업기술원 양파연구소 이종태 박사는 “양파 추대 발생은 생리적인 현상으로 겨울철 고온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초봄 적기 추비와 습해 방지 등 적기 관리를 통해 줄 일 수 있다” 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 도 내 양파 재배면적은 4330ha로 전국 양파 재배면적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35만 3752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22.2% 수준이다.(통계청, 2019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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