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역전] 정혜승, 최재천, 천관율, 홍성국, 이나리, 이수정, 김경수, 류영재, 신수정 / 출판사 메디치미디어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미래를 고민하는 현대인들은 평범한 일상에 좀처럼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라는 짐을 등에 짊어지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고민하며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실에 마주한 현대인들을 위한 포럼이 지난해 12월 12일 서울역사박물관 아주개홀에서 열렸다. 이러한 포럼의 주요 주제는 힘의 역전을 둘러싼 8가지 질문이다. 출판사 메디치포럼은 포럼에 참여한 인사의 발표와 인터뷰를 엮어 ‘힘의 역전’을 출간했다.

밀레니엄의 시작을 알리는 2000년대 하고도 20년이 지났다. 나라 곳곳에서 무엇인가 들끊는 듯한 역동적인 분위기였지만 요즘 들어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힘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는 징후가 보이는 듯하다.

이에 메디치포럼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하고 사회 변화의 징후를 독자에게 알리기 위한 역할을 자처하고 대화와 토론을 복원한 공론장을 만들고 주요 의제를 점검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포럼을 정리해 책으로 집필한 저자 정혜승은 전 청와대 디지털미디어 소통 비서관으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해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 온 학자로 시민단체, 학교, 연구소 등에서 강연을 하거나 방송 출연, 언론 기고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과학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 왔다. 2004년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한국생태학회장 등을 지녔으며 2006년 이화여대 자연과학대로 옮겨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이화여대 에코과학연구소 소장이다.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로 있으면서 ‘통섭’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도입했고 수많은 어린이책에서 과학적인 내용을 감수해 왔다. 

힘의 역전에 관한 8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진 전개 속에서 최재천의 ‘숙의와 통섭’으로 첫 장을 연다. 수축사회 전환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2장에서는 홍성국의 포럼 내용을 정리했으며 3장에서는 2020 한국의 민주주의는 역전될 것인가라는 내용을 주제로 한 천관율의 해석을 다뤘고 4장은 이수정의 ‘ 피해자 우선주의로 바꿔라’ 라는 내용으로 채웠다. 5장에서는 류영재의 사법 권력에 대한 국민의 통제의 가능 여부를 다룬 내용을 독자에게 짚어주었고, 6장에서는 수도권 중력에 맞서는 메가시티를 구상한 김경수의 포럼 내용을 주제로 정리했다. 7장은 이나리의 ‘여성, 돌이킬 수 없는 변화’ 를 다루면서 여성의 힘의 역전 시대에 어떠한 위상에 있는지 파헤쳤고, 8장은 관점과 역전을 통한 리더십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연구한 신수정의 연구 결과를 정리했다. 

각 분야의 연구자들의 발표는 20분 안에 이뤄진 내용으로 힘의 역전에 대한 이야기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해 나가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책은 포럼에서 진행되었던 내용 중에 아쉬운 부분을 고스란히 보강했다. 정혜승 작가는 모든 포럼 연사를 만나 두 번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포럼에서 못 다한 이야기에 대한 부족한 부분은 풍부한 사례와 내용으로 보강해 냈다.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포럼의 자료집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결과를 도출해 냈고 포럼에 참석하지 못한 청중은 독자가 되어 흥미롭게 힘의 역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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